#인쇄회사 계약직 직원이었던 이 모씨(32)는 최근 권고사직을 권유받았다. 각종 지자체 행사 등이 무산되면서 회사의 주요 수익원인 플랜카드 제작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 전까지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B씨는 구인·구직 사이트에 생산직 단기알바를 찾는 공고가 많은 것을 눈여겨 봤다. 이씨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견과류 공장에 다니기로 결정했다. 원하는 날짜를 지정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취업 준비와 병행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생계가 곤란해진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프리랜서 등은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한 달 최저생계비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규모는 소상공인의 경우 업종별 차등에 따라 100~200만 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프리랜서는 1차 수급자는 50만 원, 신규신청자는 150만 원을 받는다. 저소득층의 경우 긴급생계지원비 1인가구 40만 원, 2인가구 60만 원, 3인가구 80만 원, 4인 이상 가구 최대 100만 원이 한시 지급된다.
통계청의 구직기간별 실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구직기간이 3개월 미만인 실업자는 1년 전보다 7만3000명 늘어난 60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달 기준으로 2010년(66만1000명)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1999년 통계집계가 시작된 이후 신규실업자가 7월 기준 60만명을 넘긴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80만5천명),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60만명), 2010년(66만1천명)까지 세 차례뿐이었다.
반면 일부 업종은 코로나19 특수로 수혜를 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 모든 일상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집콕족'이 늘어나며 식품업체들의 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농심, 오뚜기, 삼양 등 주요 식품업체들은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기도 했다.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식품업체 제품 구매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정보기술(IT) 분야도 선전하고 있다. IT서비스를 중심으로 일상이 전환되면서 컴퓨터, 노트북 수요가 늘어나며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이 수혜를 누리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구매에 나서면서 생산공장에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각종 구인·구직 사이트에 식품공장과 마스크공장, 배터리 생산 공장의 인력을 구하는 공고가 올라오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서울·경기권을 중심으로 1100개가 넘는 생산직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가 올라왔다.
공고에는 당일지급 초보가능, 동반가능, 여성가능, 남성우대 등의 다양한 조건이 명시돼있다.
급여는 시급, 일급, 월급 등 다양한 형태로 지급되고 있다. 최저시급 8590원부터 일급 7만 원~24만 원까지 받는 경우도 있었다. 식자재 배송의 경우 1,2종 운전면허를 보유한 사람의 경우 월급 700만 원이 제시됐다.
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씨(34)는 가게 문을 닫고 며칠 전부터 김치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밀린 임대료와 은행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10년 간 가게를 운영해온 김씨는 당장 경력을 살려 갈 곳을 찾지 못해 몇몇 친구들의 추천으로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김씨는 "남자는 일당을 더 받을 수 있더라"며 "몸은 힘들지만 고정수입이 나올거란 생각에 마음은 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