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을 달리한 이 씨(실종 어업지도원)와 가족들에게는 굉장히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지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25일 노무현재단이 통일부·서울시와 공동으로 주최한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씨 피격 사건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달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북한이)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잔혹성과 무자비성이 부각되면서 '저런 사람들과 무슨 대화와 화해·협력을 하겠다는 거냐'는 식으로 여론이 나빠질 것이 걱정스럽다"며 "대북 "정책이나 남북 관계는 국민 여론이 뒷받침해줘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도 이 자리에서 남북 정상이 회동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남북 정상이 회동을 해야 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구두로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 남북관계를 새로 정립해나갈지 (논의하는) 기회의 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성 연락사무소를 폭파할 때만 해도 사람이 죽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경우는 사람을 희생시킨 사례이기 때문에 북측도 책임자 색출과 처벌, 재발 방지 등 9·19 남북군사합의서의 기본 정신을 다지고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통지문이 청와대로 왔다는 건 우선 통신선이 사실상 복원이 됐다는 것"이라며 "11월 미국 대선 전에 남북 정상이 만나서 협의를 하면서 핵 문제를 풀고 평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사과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도 "그래도 남북 간에 엄청나게 큰 모멘텀이 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이 전 장관은 "당연히 북한에 끝까지 책임을 추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군사적으로 긴장이 고조된 결과로서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씨 피격 사건과 군사적 충돌 우려는 분리해 대처할 일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