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22일 시 주석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중국은 2030년을 기점으로 탄소 배출량 감소세로 전환해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탄소 중립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탄소 배출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등 탄소 감축 및 흡수 활동으로 상쇄해 실질적인 탄소 순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탄소 배출 제로를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5년 시 주석이 처음으로 탄소 배출을 감소세로 전환한다고 선언했을 뿐, 탄소 중립 등 더욱 적극적인 조처를 발표한 적은 없었다.
사실 중국은 그간 경제성장을 이유로 온실가스 저감 노력에 소극적이있었다. 탄소 배출량이 미국의 두 배, 유럽연합(EU)의 세 배에 달해 세계 탄소배출 1위 국가이기도 하다. 그런 중국이 돌연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을 두고 외신에선 새로운 도전이란 해석과 애매모호한 입장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함께 내놨다.
왕리닝(王利甯) 중국석유경제기술연구원 공정사는 “현재 중국의 에너지 구조상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석탄, 석유,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80% 정도로, 특히 석탄이 차지하는 비율이 55%”라며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화석에너지의 비중을 20~3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왕리닝은 “그러려면 연간 3억~3억5000만t의 탄소배출 감축이 필요한데, 중국은 이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는 신에너지 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 들어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늘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조금 예산을 작년 820억 위안(약 14조원)에서 올해 890억 위안(약 15조원)으로 7.5% 늘렸다.
중국은 수소에너지 산업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000개를 설립해 수소차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메탄 개질 등을 이용한 수소 제조 기술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중국의 수소산업 투자총액은 2019년 8월 기준 630억 위안(약 10조원)을 넘어섰다.
시 주석의 이번 목표가 중국의 기후변화 대응 조치일 뿐 아니라, 현대화(에너지 전환) 목표와도 부합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쩌우지(鄒骥) 중국 에너지기금회의 대표는 21세기경제보도와의 인터뷰에서 “저탄소 경제·사회로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은 신에너지에 대한 자본 투자를 늘리고, 지속발전한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올해 중국이 본격적으로 현대화 건설의 길에 오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재생에너지 업체 위안징커지(遠景科技)의 장레이(張雷)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신에너지 산업 발전 속도가 2030년 이후 두배로 빨라지는 가속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