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틈새시장 ‘스페셜티’로 코로나19에도 소확행

2020-09-22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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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학기업들이 스페셜티(특수소재) 제품으로 코로나19 상황에도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 여타 범용제품 매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코로나19에 수요가 되레 늘어난 특수소재가 매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부가 합성수지인 ABS가 사실상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언택트 근무환경과 집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가전제품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ABS 매출은 급등세다. ABS의 국내 1~2위 점유율을 확보한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현재 ABS 생산율이 90~100%에 육박할 정도로 공장을 풀가동을 하고 있다. ABS 마진이 역대 최고점을 찍으면서 양사는 2분기에 실적 호조를 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ABS 인기는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통신 사업이 호황을 이어가면서 광케이블 특수소재인 ‘아라미드’ 생산 기업들도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라미드 대표 제조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효성첨단소재는 각각 최근 구미 공장과 울산 공장 증설에 돌입했다.
 

효성티앤씨의 항균 기능이 뛰어난 폴리에스터 ‘에어로실버(aerosilver)’와 소취 기능 및 신축성이 뛰어난 스판덱스 ‘크레오라 프레쉬(creora® Fresh)’가 적용된 안다르 마스크 [사진=효성티앤씨 제공]


효성그룹의 또 다른 소재기업인 효성티앤씨는 최근 에슬레저 패션 브랜드 안다르와 협업해 특수소재를 접목한 마스크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 마스크에는 효성티앤씨의 소취 기능 및 신축성이 뛰어난 스판덱스 ‘크레오라 프레쉬(creora® Fresh)’와 항균 기능이 뛰어난 폴리에스터 ‘에어로실버(aerosilver)’가 적용됐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실내∙외 활동 시 마스크 착용이 시간이 늘면서 침방울은 차단하고 숨쉬기 편하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마스크로 인기를 끌면서 출시 3일 만인 지난 2일 조기품절 사태를 빚었다.

효성티앤씨는 이번 안다르와의 협업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대내외 환경에 맞게 소비자 트렌드를 먼저 읽고 그에 맞는 기능성 소재를 앞세워 접근한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호석유화학도 특수소재인 NB라텍스로 코로나19 확산에도 견고한 실적을 내고 있다. 2009년 생산기술을 개발한 이후 지난해까지 세계 NB라텍스 생산량 1위를 지켜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의료용 라텍스장갑과 위생용품 수요가 폭증하면서 설비 증설도 분주하다. 작년 증설에 이어 오는 11월 6만t 규모의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64만t으로 생산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범용제품의 판매량과 매출액이 감소한 반면, 특수소재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스페셜티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이 소소하지만 실적 호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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