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현황을 조사한 결과, 69개 응답 기업 중 88.4%가 사무직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사무직 근로자들의 46.8%는 재택근무의 업무생산성이 정상근무 대비 90%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또 80∼89%라는 응답은 25.5%, 70∼79%라는 응답은 17.0%에 달했다. 조사 대상이 대기업이기 때문에 IT 프로그램과 업무·성과 관리 시스템을 통해 업무 생산성에 차질을 빚지 않는 것이라는 게 경총의 판단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직원 관리 및 평가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다보니 중소기업 대표들 상당수는 재택 근무가 탐탁지 않은 눈치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재택근무를 한다는 것은 일단 일을 안 한다는 것"이라며 "어떻게 회사의 업무 효율을 집에서 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갑작스런 감염병 발생으로 사회 구성원 전체에 재택근무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만큼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그렇더라도 근무형태에 대한 급속한 변화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경영인들의 인식 변화가 없다면 재택근무 추진 등 정부 정책 역시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특히, 고용노동부는 지난 16일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을 발간하면서 기업의 재택근무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고용부 한 관계자는 "회사마다 상황이 각기 다르겠지만,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이제는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재택근무 환경을 함께 조성해나가야 할 때"라며 "이를 통해 감염병 확산에 대한 걱정도 줄이고 업무상 불필요한 시간, 에너지 낭비도 함께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