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태풍 바비가 서울에 가장 근접하는 27일 새벽 5시부터 한반도를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북한의 황강댐 일부 수문을 열고 무단방류할 수 있다고 판단, 예의주시하고 있다.
태풍 바비로 인한 북한발(發) 물폭탄이 현실화 될 경우, 강원도 연천군에 위치한 육군 28사단 예하부대가 군남댐과 필승교, 임진강 수위를 지켜보며 대비태세에 돌입할 예정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 황강댐 방류 상황과 임진강 수위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2009년 9월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경기도 연천군 주민 6명이 사망한 것을 계기로, 같은 해 10월 임진강 수해방지 관련 남북 실무회담에서 황강댐 방류 시 남측에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남북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는 등 경색국면을 이유로 황강댐 수문 개방 사실을 통보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5일 집중호우 당시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로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는 역대 최고치를 넘었다. 필승교는 최전방 남방한계선 안쪽에 있어 북한 방류 상황이 맨 처음 관측되는 중요 지점이다. 임진강 홍수를 조절하는 군남댐도 덩달아 역대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한강홍수통제소 실시간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3시 30분 필승교 수위는 10.20m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 수위는 2009년 8월 27일 10.55m다. 그러나 필승교는 2013년 6월 옮겨져 측정지점이 기존보다 2m 높아졌다. 2009년 기록과 최고치를 비교하려면 현재 수위에 2m를 더해야 해 사실상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한편, 전날 김정은 위원장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7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장마로 인한 수해지역 복구 △코로나19 방역사업 강화 등을 논의했다. 그러면서도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