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韓경제 '최악 상황' 현실화···올해 성장률 전망 추가 하락 조짐도

2020-08-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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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2%보다 더 악화 전망

한은, 성장률 전망치 추가로 내릴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탓에 한국은행 등 국내외 경제연구기관이 예측한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 안팎으로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성장률이 –2%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코로나19가 더 급격히 확산되는 탓에 비관적 시나리오의 추정보다 더욱 경기가 악화될 수 있는 탓이다. 이에 한국은행 등이 조만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탓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5월경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시나리오별로 제시했다.

이들은 올 하반기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 가까이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확히 한국은행은 1.8%, KDI는 1.6%, OECD는 2%, IMF는 2.1% 역성장을 전망했다.

다만 해당 시나리오가 발표될 당시만 하더라도 하반기에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완만한 경기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한은 등은 지난달까지 기본 시나리오대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비관적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주일(지난 13일 이후)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매일 세 자릿수를 넘은 끝에 총 157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20~50명 수준이었던 것과 큰 차이다.

정부는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16일부터 일부, 19일부터는 온전히 시행키로 했다. 이로 인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내 클럽과 PC방, 뷔페식당, 대형학원 등 감염병 고위험 시설은 당분간 문을 닫아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 어려우나 기존 사례를 감안할 때 상당한 수준의 경기 위축 효과가 있을 것을 보인다. 국내에서는 대구가 지난 3월경 엄격한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탓에 지역 경기에 상당한 타격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의 경우, 프랑스에서 도시 전면 봉쇄를 포함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경제활동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5월 제시됐던 비관적 시나리오의 가정보다 더욱 엄격한 조치다. 당시 한국은행 등은 2차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부 감안했으나 수도권 전역에서 이 같은 수준의 방역 조치가 내려질 것을 예상하지는 않았다.

아울러 정부의 재정 정책이 봉쇄된 것도 한국은행의 예상 밖이다. 당시 3차 추경을 통한 부양효과가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코로나19의 급격한 재유행 탓에 실제 부양 효과는 무기한 보류된 상태다.

앞서 정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 1400억원을 활용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숙박·관광·영화·전시·외식 등 8대 분야에 할인소비 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당 할인 쿠폰은 지난 17일 이미 발행된 분량을 제외하고 전부 발급이 중단됐다. 당초 정부는 쿠폰 발급을 통해 9000억원 수준의 소비 진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무제한 보류된 셈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다시 한번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첫째로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발표할 경제전망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월 제시했던 -1.8%보다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는 시각에서다.

한 경제학자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상황까지 나빠져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더 낮추지 않을까 싶다"며 "상반기도 생각보다 좋지 않았지만 하반기에는 더 어려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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