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정부가 그린뉴딜 추진으로 경제에 새바람을 불어넣기로 작정한 만큼 기초 체력부터 탄탄히 쌓아놔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특히,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은 지난달 14일 발표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그린뉴딜 3대 분야 중 하나로, 녹색산업 시장의 확대와 탄탄한 성장 기분 구축을 목표로 두고 있다.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혁신기업을 키우고 지역을 거점으로 한 산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양 부처 장관을 공동분과장으로 하고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차관으로 구성된 '그린뉴딜 분과반' 1차 회의를 개최, 성공적인 그린뉴딜을 추진하기 위한 향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우선, 환경부는 먼저 녹색산업의 주역인 혁신 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 환경컨설팅 및 연구기관인 이비아이(EBI, Environmental Business International)에 따르면, 세계 녹색산업 시장은 약 1조2000억 달러 규모로 반도체 시장의 약 3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의 에이컴, 프랑스의 베올리아, 독일의 지멘스 등은 녹색 분야에서 수조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다만, 국내 녹색분야 기업은 전체 5만8000여개 중 90%가 연 매출액 100억원 이하의 중소기업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는 세계 녹색 시장을 선도할 유망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청정대기·생물소재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주력 녹색산업을 중심으로 창업-사업화-혁신도약 등 맞춤형 지원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유망 창업아이템을 보유한 녹색분야 예비·초기창업 기업에 대해 홍보·마케팅, 판로 확대, 사업화 자금 등을 제공해 성공적인 창업에 안착하도록 지원한다.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시제품 제작, 혁신 설비 설치, 플라스틱 대체 등 친환경 소재 개발 등 사업화 촉진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환경부·중소벤처기업부 협업으로 2022년까지 총 100개사의 녹색 분야 유망 기업을 선정, 기술 개발부터 해외 진출까지 최대 3년간 전주기 밀착 지원으로 예비유니콘 기업으로 도약을 촉진할 계획이다.
◆지역 거점의 산업 경쟁력 구축 '절실'
녹색혁신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산업 생태계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특히 수도권 중심이 아닌, 지역을 거점으로 특색있는 그린 뉴딜 산업의 토대를 마련해 놓을 필요가 있다는 데 경제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청정대기산업·생물소재산업·수열에너지·폐배터리·자원순환 등 5대 핵심 산업별 녹색융합클러스터를 조성해 녹색산업의 물리적 성장 거점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별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시급하다는 얘기도 끊이지 않는다.
다행히 정부도 이런 목소리를 반영해 지역 거점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우선, 광주광역시에 대기오염원별 실증화 시설과 연구·생산시설을 갖춘 청정대기산업 클러스터를 2022년까지 조성한다. 미세먼지를 국내 기술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국산 소재·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얘기다.
인천 환경산업연구단지에는 2022년까지 자생생물 증식 인프라를 조성해 중소·중견기업에 최소 비용으로 제공하고,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생물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강원도 춘천에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소양강댐을 활용한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를 조성,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팜을 유치해 수열에너지 산업의 효과를 검증하고 확산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세계 순환 경제를 선도하고 폐기물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폐배터리 및 고품질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에 대해서도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녹색 클러스터의 안정적인 조성과 발전을 위해 '녹색융합클러스터 지정 및 육성에 관한 법률(가칭)'의 제정을 올해 하반기부터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