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다주택 처분 지침을 거부하고 떠나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가정사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성중 미래통합당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수석과 군대 동기라고 밝히며 "김 수석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 여러 가지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있더라. 가정적 사정이 좀 있더라. 부인하고 관계가, 재혼도 했고 여러 가지 문제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국민들은 사정이 없나. 전형적인 내로남불", "가정사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나. 고위공직자는 타의 모범이 돼야지", "고위공직자는 가정사로 다주택자가 되어도 되고, 일반 국민들은 가정사 있어도 다주택자 되면 안되는 이상한 나라" 등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주택 매각 강요는 사유재산 침해가 될 수 있다", "표면적인 것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공직자라고 원치 않는 개인사까지 공개되는 건 우려된다" 등 신중한 의견을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김 전 수석은 지난 10일 퇴임식도 열지 않은 채 청와대를 떠났다. 통상 수석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은 퇴임 시 춘추관에서 국민들에게 퇴임 소감을 전해왔다.
사의를 표명한 다른 참모진들은 이날 오후 열린 문 대통령 주재 수보회의에 모두 참석했지만 김 전 수석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전 수석은 사의를 표명한 뒤 청와대 고위직 단톡방에서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의 '뒤끝 퇴장'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는 "당초 김 전 수석은 10일부터 휴가를 떠날 예정이었다. '뒤끝 퇴장' 등은 사실을 상당히 오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수석은 1주택을 제외하고 주택을 처분하라는 권고를 두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영민 비서실장과의 불화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최근 자신 소유의 반포 아파트를 11억3000만원에 매각했다.
김 전 수석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송파구 잠실에 각각 아파트 한채씩 총 두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은 잠실 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원가량 높게 내놓았다가 매각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사자 매물을 다시 거둬들였다. 결국 김 전 수석은 집을 팔지 않고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우원식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만뒀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수석이면 사직을 해도 정부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사퇴한다고 해서 국민적 비판을 모두 면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고 김 전 수석을 비판했다.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