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직접충돌 회피..'대만 때리기' 열내는 中

2020-08-09 18:27
  • 글자크기 설정

한반도에 대한 영향은?


남중국해 누비는 미 항모 로널드 레이건과 니미츠 (남중국해 해역 AP=연합뉴스) 미국 해군이 보유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왼쪽)과 니미츠 항공모함(오른쪽)이 6일 남중국해 해역을 나란히 순항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박승준의 지피지기(知彼知己)] “미군 정찰기가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해안까지 접근 비행을 하는 것은 명백한 군사도발이다. 우리에 대한 군사적 압력인 동시에 군사 협박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성명이다. 화춘잉은 이 성명을 통해 “미군 정찰기들의 중국 남부해안에 대한 정찰 활동이 최근 광둥성 해안 100㎞ 지점까지 접근하고 있다”면서 “미군 정찰기들의 중국 남부해안 근접 비행 활동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원빈(王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7월 28일 “미군 정찰기들의 남중국해 비행은 이달 15일에서 28일 사이에 12일간 연속해서 이뤄졌다”고 비난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은 지난 5일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21세기의 오늘 중국과 미국 사이에 신냉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한다면 , 그렇게 말하는 측이 국제협력의 최대 파괴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과거 냉전 시절의 소련이 될 생각도 없고, 더구나 우리 중국이 제2의 미국이 될 생각은 더욱 없다”고 덧붙였다.

양제츠(楊潔篪) 중국공산당 정치국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지난 6월 중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하와이에서 만나, 중·미 관계의 기본태도와 대만(臺灣), 홍콩 문제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밝혔다. 양제츠가 폼페이오에게 한 말은 “합즉양리 투즉구상(合則兩利 鬪則俱傷)”, 즉 “서로 화해하면 양쪽 모두 이익이고, 싸우면 양쪽 모두 다친다”는 것이었다고 6월 18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전했다.

미 백악관은 지난 5월 20일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US Strategic Approach to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 “중국은 그동안 힘을 키워왔을 뿐만 아니라,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의 이익에 대한 위협을 제거한다는 이유로, 또 자신들의 세계 전략목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위협과 협박을 수단으로 채택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이런 행동은 무력을 사용하거나 무력을 통한 위협에 반대한다는 중국 지도자들의 말이 거짓말임을 증명해주는 것”이라면서 “다른 나라의 국내문제에 간섭하는 데 반대하며, 평화적인 대화를 통해 이웃 나라들과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중국 지도자들의 말도 거짓말임을 입증해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은 황해와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위협적인 군사 활동을 벌여 이웃 나라들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런 행동은 평화를 거론하는 중국 지도자들의 말과 모순된다”고 적시했다.

이 백악관 보고서는 “미국 정부는 지난해 5월 의회에 중국의 군사력에 관한 판단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소개했다.
미 국방부가 지난해 5월 의회에 제출한 중국 군사력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통수권을 쥐고 있는 중국군은 2035년까지 군 현대화를 완성해서 2049년까지는 명실공히 “세계 수준(World Class)”의 군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

그런 큰 그림 아래서 인민해방군 육군은 지난 2016년에 과거의 7대 군구(軍區)를 5대 전구(戰區)로 개편한 전략적 변화의 후속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개편 이후 중국 육군의 관할 지역은 우선 수도 베이징(北京)과 외항 톈진(天津), 수도를 둘러싸고 있는 허베이(河北)성과 허난(河南), 산시(山西), 샨시(陝西), 후베이(湖北)성 등 말 그대로 중국의 핵심지역은 ‘중부 전구’가 맡고, 중국의 경제 중심도시 상하이(上海)를 포함한 장쑤(江蘇), 저장(浙江), 푸젠(福建), 안후이(安徽), 장시(江西)성은 ‘동부 전구’가 맡도록 했다. 중국의 경제 제2의 중심 지역인 홍콩과 마카오가 포함된 남부 해안지역 광둥(廣東)성을 중심으로 후난(湖南), 광시(廣西),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 그리고 남중국해의 하이난(海南)성 일원은 ‘남부 전구’가 관할토록 했다. 한국과 북한에 인접한 산둥(山東)성과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성, 내몽고(內蒙古) 자치구는 ‘북부 전구’에 할당해주었다. 중국 서부 내륙지역인 간쑤(甘肅), 닝샤(寧夏), 칭하이(靑海), 신장(新疆), 시짱(西藏), 쓰촨(四川)성과 충칭(重慶)직할시는 서부 전구에 포함시켰다.

인민해방군 해군은 북부전구의 지휘부를 산둥성 칭다오(靑島)항에 두고, 동부전구의 해군 지휘부는 상하이 바로 아래쪽의 닝보(寧波)항에, 남부전구의 해군지휘부는 미국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남중국해와 홍콩, 마카오를 모두 관할할 수 있는 잔장(湛江)항에 설치했다.

미국에 비해 가장 뒤져있는 인민해방군 공군은 지속적으로 장거리 군사력 투사 능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집중하는 한편 러시아로부터 대공 방어미사일 시스템인 S-400을 도입해서 산둥성을 비롯한 해안지역에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외교관 출신으로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에 오른 양제츠의 말 “합즉양리 투즉구상(合則兩利 鬪則俱傷)”이나, “중국은 과거 냉전시절의 소련이 될 생각도 없고, 더구나 우리 중국이 제2의 미국이 될 생각은 더욱 없다”는 왕이 외교부장의 말을 들어보면 중국은 현 단계에서는 미국과의 직접적 충돌을 회피하려는 기본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볼 수 있다.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도 중국이 대만에 대한 전술적 구상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중국군의 ‘Taiwan contingency plan(대만 비상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미 국방부 보고서는 중국군의 대만에 대한 기본 전략으로, 첫째, 대만과의 통일에 무력사용을 할 수 있다는 언급을 지속적으로 하고있는 점, 둘째 중국군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공습과 해안봉쇄를 한 다음 해륙 양면 공격을 통해 대만섬 전체나 일부 섬을 점령하는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군은 대만 비상계획을 위한 새로운 작전 능력이나 훈련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미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다.

최근 들어 계속되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들의 경고로 밝혀진 미 정찰기들의 광둥성 해안 근접 비행은 미국으로서는 중국군이 대만에 대한 공격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는 유사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대만으로서는 중국의 공격을 방어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육군의 경우 대만이 방어에 동원할 수 있는 육군병력이 14만명 정도인 데 비해 중국군은 동부전구와 남부전구에 배치된 육군 40만명이 동원 가능하며, 탱크와 포는 아예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고, 대만에 대한 공정대 낙하산 부대 투하 능력도 중국군은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대만에는 해군 함장 황정후이(黃征輝)가 쓴 <24시간만에 대만은 해방되나(二十四小時解放台灣?)>라는 책이 팔리고 있다. 이 책에는 대만 국방부의 ‘인민해방군군사력 보고서(解放軍軍力報告書)를 인용해서 중국군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군사위협을 가하다가, 봉쇄작전을 개시하고, 화력으로 대만섬을 공격한 다음, 대만의 외도(外島) 장악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작전 개념도 변화하고 있다는 사례들이 중국 미디어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관영 중앙TV의 보도를 보면 중국군은 한국공군이 도입해서 청주에 배치한 미 스텔스기 F35가 크게 신경쓰이는 눈치다. 중국 관영TV는 한국과 일본에 배치되기 시작한 F-35와 관련 최근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배치된 F35에 포위됐다”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중국군은 이미 1950년 한국전쟁 당시의 ‘중공군’이 아니며, 이미 상륙작전을 위한 해병대(海軍陸戰隊)를 보유하고 있어 압록강을 건너 한반도 남부까지 이동할 필요는 없어졌고, 산둥성에서는 한반도에 투사 가능한 낙하산 공정부대도 가동하고 있다. 두만강 북쪽의 연길(延吉)에서는 이미 최신예 전투기들이 배치돼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실전 비행훈련이 연길 시민들에게 자주 목격되고 있다.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나와있는 “중국은 황해와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위협적인 군사활동을 벌여 이웃나라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우리 군 지휘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 정부 시절 한 국방장관은 “중국군을 가상적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의 주적은 북한군이며, 지금까지 한번도 중국군을 적으로 가상한 작전개념은 세워본 일 없다”고 말했다. 과연 현 정경두 국방장관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면 어떤 대답을 듣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논설고문>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