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 2라운드는 언론전?'...中, 홍콩서 美 기자 쫓아낼까?

2020-08-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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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재 중국 기자, 비자 갱신 불투명...中 역시 상응조치 예고

홍콩 주재 美 언론사 타깃...아시아HQ 탈홍콩행 가속화할 듯

코로나19 사태와 홍콩 국가보안법을 계기로 폭발 국면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이 언론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양국은 앞서 상대 영사관 한 곳씩을 폐쇄한 데 이어 상호 기자 추방에 나섰다.
 

후시진 중국 환구시보 총편집인. [사진=환구시보 캡처]


4일(현지시간) 후시진 중국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웨이보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 기자들의 비자를 갱신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최악의 경우 모든 기자들이 미국을 떠나야 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맹렬하게 보복할 것"이라면서 중국 당국의 보복이 홍콩에 주재하고 있는 미국 기자들을 겨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 영자신문으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미국에 주재하는 중국 기자는 60여명으로 미국 비자 만료 시한이 오는 6일로 다가왔지만, 아무도 비자 연장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 중 40명가량은 미국 당국으로부터 비자 연장 수속 통지조차 받지 못했다.

후 총편집인은 "홍콩에는 수백명의 미국 기자가 있는데 중·미 미디어 전쟁이 격화하면 누가 더 다칠지는 뻔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언론의 자유를 표방하면서도 중국 매체의 정상적인 취재를 방해하는 이중잣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면서 중국 매체와 기자들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중지할 것으로 촉구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잘못을 거듭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필요한 정당한 대응으로 자신의 권리를 확실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미디어 전쟁은 올해 초에도 조짐을 보였다.

작년 본격화한 양국의 무역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월 미국 정부는 신화통신 등 5개 중국 관영 매체를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했고, 이에 중국 당국은 중국 주재 미국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의 기자증을 회수해 사실상 추방했다. 

중국 외교부는 1년마다 중국 본토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자들의 기자증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자국 내 기자 주재를 허용한다. 

이후 미국은 코로나19 책임론을 거론하며 지난 5월 중국 언론인의 비자 기한을 90일로 제한하고 연장 가능하도록 제한 조치하고 6월에는 CCTV·인민일보·환구시보 등 4곳을 외국사절단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후 중국은 이에 대응해 AP 등 미국 언론사 4곳의 경영자료를 요구했으며,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 이후에는 홍콩에 주재하는 서방 기자들의 비자 갱신을 거부받은 사례도 있었다.

향후 양국의 언론갈등 사태가 격화한다면, 미국 언론사들의 아시아본부 탈 홍콩행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아시아 지역 본부 일부를 대거 우리나라 서울로 옮긴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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