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도 불어오는 '암호화폐' 바람..."내달 검토 초안 발표"

2020-07-3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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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경제 드라이브...내달까지 디지털 화폐 발행 검토·31조원 경기부양책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필리핀 금융당국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암호화폐 기술을 이용해 금융 시스템을 개혁해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에서 소외계층을 포용한다는 계획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밴저민 디오크노 필리핀 중앙은행장은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필리핀 중앙은행이 자체 디지털화폐 발행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필리핀 중앙은행이 발행 타당성 검토 후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라면서 "위원회의 조사 결과 초안은 다음 달 중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디오크노 필리핀 중앙은행장은 "각국의 디지털화폐 발행 계획이 명목화폐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아직 보지 못했다"며 "일단 암호화폐 자산 자체보다는 이를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기술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폐 발행을 앞다퉈 검토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위안화' 시범 발행이 임박한 중국 인민은행은 이미 관련 시스템 구축을 끝낸 후 지난 4월 이후 시범운용에 들어간 상태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는 공공기관 관계자들을 상대로 디지털 화폐 애플리케이션(앱) '전자지갑'을 통해 5월 급여 중 교통비 보조금의 절반을 디지털 화폐로 지급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일본을 비롯한 캐나다·영국·스웨덴·스위스·유럽연합(EU) 등 6개국 중앙은행도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중앙디지털통화(CDBC) 발행 활용성을 연구하기 위한 연합을 설립하기도 했다.

주요국들뿐 아니라 에콰도르나 우루과이 등 개발도상국들도 디지털 화폐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국가의 경우, 암호화폐 기술을 통한 금융 시스템 개혁으로 금융 서비스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소외계층에 대한 포용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필리핀 중앙은행 역시 이와 같은 이유에서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필리핀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사회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최근 하루 1000~2000명에 가까운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며 누적 확진자는 8만5000명(8만5486명)을 넘어섰다.

이에 지난 27일부터 국정연설(SONA)을 진행하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코로나19 관련 정부 대응 대책과 1조3000억 페소(약 31조4860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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