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 확대" 외친 은행들...외려 '뒷걸음질'

2020-07-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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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이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반기에 거둬들인 이자이익은 처음으로 14조원을 돌파했다. 비이자이익을 강화하겠다는 은행들의 발언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14조14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36억원(1.2%)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이자이익(13조9824억원)이 2018년보다 4436억원(3.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이자이익 증가폭은 축소됐다. 잇따른 부동산대책에 대출규제가 강화되며 공격적인 영업이 어려워진 영향이다. 그나마 코로나19 특례대출로 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이자이익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 개선은 이루지 못했다. 비이자이익이 '역성장'을 보인 탓이다. 5대 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2조9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3억원(3.7%) 줄어들었다. 2018년 대비 2030억원(1.5%) 증가하는 데 그치며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지난해보다 비이자 장사를 못했다.
영업이익에서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3.5%에서 올 상반기 12.9%로 떨어졌다. 이는 2018년 상반기(12.7%)와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그룹들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비이자 부문 수익 개선 덕에 코로나19 여파에도 '선방'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으나, 적어도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비이자이익 기여도는 낮았던 셈이다.

실제로 5대 금융그룹의 올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4조98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65억원(4.8%) 증가했다. 영업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20.7%에서 올 상반기 21.3%로 확대됐다. 그러나 금융그룹의 비이자이익에서 은행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45.8%에서 올 상반기 42.1%로 4%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표=아주경제]

은행들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비이자이익 부문에 공을 들여왔다. 은행장들이 해가 바뀌거나 새로운 반기에 접어들며 밝히는 단골 멘트도 '비이자이익 확대'다.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자이익 중심의 영업 구조에서는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탓이다. 은행별 순이자마진(NIM)은 1년 새 최대 0.2% 포인트 급락했다.

그러나 사모펀드 등 대규모 원금 손실사태로 고객 신뢰가 떨어지면서 비이자부문 영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기가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래 수익구조가 비이자이익을 강화하는 방향인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이를 자산관리 등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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