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대표인 톰 비벤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큰 그림에서 봤을 때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더독(약체)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선거를 치른다면 대통령의 패배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트럼프 진영에서도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퀴니피액 대학이 플로리다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에 무려 13% 포인트나 뒤졌다. 경합주이자 무려 29명에 달하는 대규모 선거인단을 가진 플로리다에서의 패배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를 가장 잘 드러내 준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이외에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주요 경합주에서도 바이든 부통령의 우세가 이어지면서 민주당이 대선에서 웃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바이든 대세론 언급이 잦아지면서 세계 곳곳에서도 '바이든 시대'에 대한 기대와 전망이 이어진다.
국내 경제정책에서 바이든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향은 큰 틀에서 비슷하다. 최근 바이든 후보가 '바이 아메리칸'을 내세워 보호주의 성향으로 돌아서면서 양 후보 간의 경계선은 더욱 희미해졌다.
바이든은 공약을 통해 미국 제조업과 기술기업 지원에 7000억 달러를 배정했다. 미국산 물품 구매에 4000억 달러, 인공지능(AI) 등 기술 개발에 3000억 달러를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국외 이전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폐지, 미국 내 투자 우선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다. 중국의 부상과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지원했던 제조업 중심 지역의 표심을 의식한 공약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중국에 맞서는 방식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동맹이라는 레버리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그동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공개 지지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을 주장하는 등 다자무역주의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해왔다. 물론 '바이아메리칸' 공약이 기존의 자유무역주의와 모순되는 것일 수 있지만, 동맹들과의 경제적 협력은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제러드 번스타인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동맹과 거리를 두었던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바이든 후보는 동맹과 더 가까이 지내면서 불공정 거래, 통화 조작, 기후변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달 초 바이든 후보는 외교정책과 관련된 연설에서 "우리가 단합한다면 중국은 세계 경제 절반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단합은 우리가 미래에 환경부터 무역, 기술, 투명성까지 이르는 모든 질서를 만드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 핵심 외교정책 중 하나였던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 towards Asia)'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오바마 정부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과거 유럽과 중동에 집중돼 있던 미국의 외교 중심과 전략적 자산을 아시아로 옮기고자 했다. 그러나 중동 정세 급변 등으로 흐지부지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호주, 한국, 일본 등에 제안한 경제번영네트워크는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정책과 닮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안보 동맹 되살아날 것···기후변화 적극 참여 기대
오바마 정권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이전의 미국 위상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웠던 '아메리카 퍼스트' 방식의 고립주의를 폐기하고, 자유주의 세계의 리더 자리를 되찾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 분야에서는 다소 마찰이 있을 수 있지만, 안보 분야에서는 과거의 연대가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유럽은 미국과의 동맹이 재건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 4일 "트럼프의 재임은 미국의 최우방들과 미국의 관계를 엄청난 스트레스 상황으로 몰아넣었다"면서 "유럽 외교전문가들은 바이든의 당선으로 붕괴했던 미국과 유럽의 우방 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반도 문제에서도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을 거론하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바이든 후보는 현상 유지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동맹과의 긴밀한 관계가 세계 리더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을 지켜준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대북 관계에서 있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북한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이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담 같은 이벤트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유럽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가장 큰 변화를 기대하는 분야는 환경이다. 바이든 후보는 앞서 친환경 인프라에 4년간 2조 달러를 투입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0%를 달성하고자 한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으로도 다시 돌아가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외신은 전했다.미국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 분석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6월 2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지난 22일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백전백승' 기록을 자랑한다. 특히 지난 17일 퀴니피액 대학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는 무려 15% 포인트나 앞선다. CNN 등 현지 언론은 바이든 후보가 선택할 부통령이 누가 될지에 대한 예측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