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누리꾼은 트럼프가 연임하길 바란다." 중국 지도부 속마음을 대변하는 걸로 유명한 후시진 중국 환구시보 편집장이 지난 5월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을 괴팍한 나라로 만들어 전 세계가 싫어하게끔 해서 중국의 단결을 돕고있다"고 말했다.
역으로 말하면 중국이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꺼린다는 얘기다. 이유가 뭘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아래 미국은 동맹 없이 '나홀로' 폭주하며 중국과 충돌했다.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공백 속 중국이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됐다.
현재 미국 정가에서는 민주당, 공화당을 막론하고 중국을 이미 ‘전략적 경쟁자’로 정의한다. 그 어느 때보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중국의 부상을 견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선 후보들의 전략 초점도 '중국 때리기'에 맞춰졌다. 바이든 후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민주주의 뼈가 없는 깡패”라고 비난하고, “중국에 추가 경제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 주인이 바뀌어도 미·중간 정치, 외교, 군사, 경제, 기술 등 방면에서 치열한 패권 경쟁이 이어질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국 국방전문매체 디펜스원은 ‘바이든 시대’ 미·중 관계를 "경쟁이지, 충돌이 아니다(Competition, Not Conflict)"라고 전망했다. 이는 "중국을 직접 공격하는 게 아닌, 더 효율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미국 스스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오바마 행정부 국가안보 부보좌관 출신인 엘리 래트너는 말했다.
우선 다자주의로의 회귀다. 오바마 행정부 때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G7 등 다자간 체제 내 전통적 동맹과 긴밀한 정치적 조율을 통해 중국의 부상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도 지난 1월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미국은 중국이나 그 누구와도 미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 세계 민주국가의 경제력을 결집해 폭력에 맞서고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 문제, 무역 불균형 등 방면에선 중국을 압박하면서, 동시에 기후온난화, 코로나19 등 국제 이슈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필요하다면 중국과 협력도 모색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트럼프식 '관세 전쟁'보다는 자국 경제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톰 도닐론은 미국 외교지 더디플로맷을 통해 “중국의 기술 진출이 미국 이익에 미치는 도전을 경계하면서, 동시에 미국 기술 개발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많은 재능 있는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게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보다 더 나은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가 트럼프 시대보다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만큼 차츰 개선될 것으로 본다. 천딩딩 중국 지난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바이든의 대중 정책은 트럼프보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라고 진단했다. 천 교수는 바이든 시대 대중 전략팀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 때 일했던 ‘중국통’으로 채워져 양국 관계를 이성적이고 외교적 틀 안에서 다룰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양측 간 대화 물꼬를 넓히고 지도부와 사회 전반의 상호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중단하고, 중국의 위협을 과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중을 오도해 미·중간 반목이 고조된 것과 비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