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1개동을 통째로 매입해 최근 논란이 된 이지스자산운용이 해당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철회하기로 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23일 부동산 펀드를 통해 매입한 삼성월드타워 리모델링 사업을 철회하고 이른 시일 내에 이익 없이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월드타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소재한 14층 높이의 46세대 한 동짜리 아파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달 펀드를 조성해 아파트 전체를 42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리모델링을 추진, 신규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동산 규제 회피를 비롯해 대출 규제 위반 등의 논란이 불거지자 사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내 신규 주택부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관투자자가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로 노후 건물을 매입·리모델링해 신규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장의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각종 논란이 불거지자 사업을 철회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지스자산운용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이 투전판처럼 돌아가는 경제를 보고 도박 광풍에 법무부 장관이 팔짱 끼고 있을 수 없듯 침묵한다면 도리어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이어 21일에는 검찰에 부동산 불법 투기 사범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하며 단속 대상에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 등 금융투기자본'을 포함시켰다.
또 이지스자산운용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담보대출비율(LTV)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아파트 매입을 위해 새마을금고 7곳에서 총 27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대출 규제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00억원가량이 LTV를 초과한 것으로 보고 대출 회수에 나섰다.
홍 부총리는 23일 열린 '제11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최근 한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를 통해 강남 아파트를 통째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대출 관련 규제를 어겼는지 여부가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관계기관의 철저한 점검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