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노조 "제주항공 딜 클로징 연기...정부가 해결나서야"

2020-07-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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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노조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 책임이 정부에도 있다며 적극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결정을 미룬 것은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17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인수·합병 무산) 사태를 방치한 문재인 정부와 여당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열흘 뒤면 6개월째 1600명의 임금이 체불되지만 고용노동청은 아무런 대책 없이 내내 매각협상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항공사의 운수권 배분 등 막대한 권한을 가진 국토교통부도 3개월째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계속했고 사태가 이 지경으로 악화되도록 방치했다"며 "뒤늦게 중재에 나섰지만, 제주항공 경영진은 정부를 비웃듯 또다시 최종결정을 뒤로 미뤘다"고 말했다.

전날 제주항공은 입장문을 내고 이스타항공의 모회사 이스타홀딩스 측이 계약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주식매매계약 해제 조건이 충족됐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의 중재 노력 등을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결정은 미뤘다. 

이에 대해 노조는 "(제주항공은) 체불임금을 누적하고 파산의 위협을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원하던 인력감축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고, 1600명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고용을 빌미로 더 많은 정부 지원금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설령 계획이 실패하더라도 이스타항공을 파산시켜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제주항공 경영진의 발표는 비양심과 무책임의 극치이고, 자본의 냉혹성과 악랄함을 보여줄 뿐"이라며 "제주항공은 인수매각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을 고통과 절망 속으로 빠뜨려 놓고도, 이에 대한 대책은커녕 사과 한마디 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기약 없이 최종결정을 미루며, 한층 더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제주항공 경영진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사실상 구조조정·인력감축을 지휘하며 이스타항공의 400여명, 이스타포트의 300여명 등 어림잡아 1000여명의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몬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인력감축에만 몰두하며 고용유지지원금도 신청하지 않고 5개월째 1600명의 임금을 체불한 책임에서도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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