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국민연금은 7월 1~8일 6차례에 걸쳐 NH투자증권 주식 155만1309주를 팔았다. 이번 매도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NH투자증권 지분은 9.91%에서 9.39%로 0.52% 포인트 줄었다. 연초에 비하면 지분이 2% 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국민연금이 이달 팔아치운 증권주는 NH투자증권 1곳밖에 없다.
증권주는 요즘 호황이다. 한국거래소 증권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만 503.69에서 527.08로 5%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3.68%)을 웃도는 성과다. 빅3 증권주만 보면 미래에셋대우(7.35%)와 삼성증권(5.50%)은 시장수익률보다 높게 올랐고, NH투자증권(4.11%)도 평균치에 가깝게 뛰었다.
문제는 옵티머스 사태다. NH투자증권이 판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규모는 4778억원으로 전체 판매액 가운데 86%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판매사는 한국투자증권(577억원)과 하이투자증권(300억원), 케이프투자증권(207억원), 대신증권(45억원), 한화투자증권(19억원)으로 아무리 많아도 600억원을 넘지 않는다.
NH투자증권은 현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유동성 공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 회사는 해당 사모펀드를 안전자산으로 소개하며 팔았던 점을 감안, 투자원금 가운데 상당액을 조건 없이 선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가운데 환매를 중단했거나 만기를 앞둔 규모는 4407억원에 달하고, 개인 투자자 수도 800여명에 이른다.
증권가에서는 NH투자증권이 적어도 1000억원 이상을 선지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이 2분기 거둔 순이익은 1507억원으로 추산되고 있고, 이에 비해 70%에 가까운 액수다.
배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는 아직 법적인 판단을 받지 않은 상태다. 섣불리 사모펀드 투자자에게 투자금 일부를 되돌려줬다가 회사와 주주에게 손해를 입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