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위반... 반중인사 지미라이 결국 기소

2020-07-1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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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제정 이후 중국의 ‘1호 타깃’으로 꼽히던 인물

홍콩 톈안먼집회 선동 혐의 지미라이와 13명 함께 기소

지미라이 넥스트미디어그룹 회장[사진=인민일보]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일명 홍콩보안법)을 시행한 후 체포 1순위로 꼽히던 홍콩 대표 반중 인사인 라이치잉(黎智英·지미라이)이 결국 체포됐다. 지난 6월 톈안먼(天安門) 시위 희생자 추모집회를 선동한 혐의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웨스트카오룽 법원에서 진행된 심리에서 지미라이외 13명의 톈안먼 시위 추모 집회 참가자들이 기소됐다.

톈안먼 시위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유혈 진압한 사건이다.

홍콩에서는 지난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 집회를 개최해왔으며, 이는 지난해까지 30년 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홍콩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올해는 허가하지 않았다. 이는 추모 집회 개최 3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경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홍콩 시민 수천 명은 올해 6월 4일에도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 톈안먼 추모 집회를 했으며, 이에 경찰은 지미 라이 등 13인을 불법 집회를 선동한 혐의로 기소한 것이다.

이날 심리에 출석한 이들은 "이번 기소는 정치적 기소에 다름없다“며 ”시민의 권리를 완전히 부정하는 홍콩 정부와 경찰이야말로 바로 기소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미 라이는 의류브랜드 ‘지오다노’의 창업자로 1조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홍콩 거부다. 2015년 초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전세계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었으며, 같은 해 블룸버그통신도 그를 ‘전세계가 주목할 50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다른 홍콩 부호들과 달리 민주화 시위에 적극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의류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그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9년 톈안먼 사태 덕분이다. 이때 그는 미디어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맘먹고 홍콩과 대만에서 ‘넥스트미디어’라는 이름의 회사를 세우고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했다. 빈과일보는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투쟁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로 떠올랐다.

이후 우산혁명 등 시위에 가담했고,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때는 경찰 폭력과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 대응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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