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표된 7·10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단기보유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한편, 서민·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도록 배려한 신혼부부 특별공급도 일반 직장인보다 자산이 있는 '금수저'에게 돌아갈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산이 아닌 소득을 정책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공공분양(신혼희망타운)과 민간분양으로 나뉘는데 '금수저'들이 혜택을 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일반 민영주택이다. 신혼희망타운은 현재 '부동산(건물+토지) 2억1550만원, 자동차 2764만원 이하'라는 자산규모 기준이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지역의 웬만한 아파트 분양가는 10억원 안팎인데 현재의 낮은 자산기준으로는 당첨이 되더라도 입주하지 못할 것"이라며 "공공분양이 아닌 민간분양까지 통제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자산 기준을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따로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며 "현재까지 검토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소득기준을 완화했지만, 여전히 그 기준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외벌이 2인 가구는 월 평균 569만원, 맞벌이 부부는 613만원 이하를 벌어야 신혼부부 특공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2018년 기준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501만원, 중소기업은 231만원이다. 웬만한 맞벌이 부부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역차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생애 최초, 신혼부부 등 일부에게만 지원하는 혜택은 작은 평수의 주택에서 크기를 넓혀가는 사람들에게 불공평한 정책일 수 있다"며 "기존 매매시장을 외면하고 청약에만 매달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