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폭락장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유입이 늘며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 유명 주식 전문가들을 사칭한 사기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중에는 '가짜 해외주식 거래 사이트' 가입을 유도해 투자금을 가로채는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당국도 모니터링을 통해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톡 채널(플러스 친구) 서비스에는 지명도가 높은 전문가들을 사칭한 사기 수법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폭락장 이후 방송 출연과 유튜브 채널 운영 등으로 화제를 모은 존 리 대표는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다. 이들 사칭범은 '무료 프로젝트 체험', 'VVIP 혜택 제공'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채팅을 시작하면 투자금을 달라거나 자신들이 추천하는 사이트를 통해 해외 주식을 거래하라고 제안한다.
이러한 '가짜 주식 사이트'를 이용한 사기 행위는 이전에도 금융당국과 경찰 등에 의해 적발된 바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019~2020년에 걸쳐 불법 도박과 허위 주식·선물투자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국제 사이버 범죄조직을 수사·체포했다. 해당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지난 4월 총책 A씨 등을 검거하며 수사가 마무리됐으나 현재까지도 전국 각지에서 유사한 가짜 주식 사이트를 이용한 사기 수법에 대한 신고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운용 측은 회사는 물론 존 리 대표 개인적으로도 종목을 추천하거나 특정 사이트를 홍보하는 경우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카카오톡 채널 서비스 특성상 회사 차원의 대응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운용 관계자는 "회사도 지속적으로 존 리 대표를 사칭하는 채널을 모니터링하고 카카오 측에 폐쇄 신청을 하고 있다"며 "다만 채널 폐쇄까지 두 달의 유예기간이 있어 그동안 사기 행각을 이어가다 다시 채널을 개설하면 그만"이라고 설명했다. 존 리 대표도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카카오톡 채널에 본인을 사칭하는 사기 유형이 늘고 있으니 주의를 당부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지속적으로 이러한 가짜 주식 사이트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웹사이트를 이용한 사기 유형의 경우 먼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뢰해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자본시장법 위반 혹은 단순 사기인지 구분해 대응하고 있다"며 "사칭 채널과 연계된 '가짜 주식 사이트'의 경우에도 모니터링을 통해 향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