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입장문을 통해 "노조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을 위한 논의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며 "국회는 입법 과정에서 경영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경영계가 ILO 핵심협약 비준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정부가 비준동의안 추진을 서두르는 것은 향후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법제도 개정 과정에서 경영계와의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ILO 핵심협약 29호, 87호, 98호 3건의 비준안을 의결했다. 비준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달 중으로 국회에 제출된다.
특히 정부와 노동계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해고자·실업자 등의 노조 가입과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이는 노사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는 것이므로 제도 보완을 위해 경영계와의 논의를 선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총은 "정부의 일방적인 노조법 개정은 노사관계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므로 중단돼야 한다"며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시 사용자 처벌규정 삭제, 노조 측 부당노동행위 신설, 파업시 사업장 점거 금지 등 노사관계를 공평하게 바로잡을 수 있는 법 제도 개선 사항도 반드시 함께 입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 회복·일자리 지키기에 매진해야 하는 시점에서 기업이 노사관계에서 가장 곤혹스럽고 부담을 느끼고 있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