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주캐나다 중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캐나다를 포함한 일부 서구 국가들이 인권이라는 구실로 홍콩 문제에 대해 간섭하고 있다"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캐나다 측이 홍콩보안법과 관련 중국을 비난하자, 이에 대한 반박에 나선 것이다. 앞서 3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을 비난하면서 캐나다-홍콩 범죄인 인도 조약 중단을 시사했다. 홍콩은 현재 세계 30여개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는데, 현재까지 이들 국가 중 조약 중단 의사를 밝힌 국가는 캐나다뿐이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굳건한 신봉자”라며 “캐나다는 중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홍콩에도 민감한 군사 물자 수출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민에 관한 것을 포함해 다른 조치도 살펴보고 있다”며 “홍콩에 대한 캐나다의 여행 정보를 업데이트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홍콩 거주민들의 캐나다 이민을 장려할 추가 조치를 내놓을 것을 시사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캐나다가 다른 동맹국들의 대중제재 노력에 동참했다고 평가하면서, 군사물자 수출 금지와 이민 장려 외에 추가 여행경보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홍콩보안법을 둘러쌓고 양국이 갈등을 빚으면서 가뜩이나 경색된 양국 관계가 더 얼어붙을 전망이다.
캐나다와 중국은 최근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석방 문제와 캐나다에서의 반중 여론 확산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은 멍 부회장 구금에 대한 보복 일환으로 캐나다인을 체포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월 19일 중국 검찰은 자국 내에서 구금 중인 캐나다인 2명을 간첩 혐의로 기소했다.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와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은 국가기밀을 외국에 불법 제공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스페이버는 미국 농구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주선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면한 적도 있다. 전직 캐나다 외교관 코프릭은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에서 활동해왔다.
다만 중국에 억류된 2명의 캐나다인과 멍 부회장을 맞바꾸자는 중국의 요구를 트뤼도 총리는 거부했다. 지난달 25일 트뤼도 총리는 멍 부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 재판을 중단하라는 중국 측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캐나다가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외에 체류 중인 캐나다인들을 더 많이 체포할 수 있다는 중국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