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2020-07-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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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에 따르면 최근 두 달 동안 이뤄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지난 2년의 것에 필적하고 있다. 비대면 채널로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대면 채널의 보완재가 아니라 기업의 생사를 좌우하는 티핑 포인트가 되어가고 있다. 심지어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은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100% 비대면 채널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그러나 강의실에서 대면으로 제공되던 수업이 원격 수업 도구만 제공한다고 하루아침에 성공적인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지 않는 것처럼 산업의 비대면 채널로의 전환도 마찬가지다. 막중한 이 시기에 기업의 경영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현재 구축돼 있는 비대면 채널이 상대적으로 디지털 기기 활용이 서툰 고객층에게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크리테오가 발표한 ‘코로나 바이러스 임팩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은 세대에 상관없이 온라인 쇼핑에 적극적이었으며, 베이비붐 세대 (1955~1963년생) 역시 77%가 온라인 구매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삼가게 되면서 기존에 온라인 쇼핑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장노년층이 이커머스의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웹사이트·모바일 앱의 기본적인 UX(사용자경험)뿐만 아니라, 콜센터·챗봇·이메일·SMS까지 비대면 채널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작동돼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지를 철저하게 검증하고 부족한 점은 즉시 개선해야 한다. 동시에 새로운 소비자를 유입시키기 위해 정교하고 개인화된 마케팅 전략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둘째, 기존 충성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라.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일상이 많이 변했지만 내 브랜드가 제공하는 근본적인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크리테오가 발표한 ‘우리는 왜 구매하는가(Why We Buy)’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제품을 구매할 때 ‘브랜드 가치’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같은 맥락에서 유럽의 자전거 용품업체 에코이(Ekoi)는 코로나19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각 국가 및 시 정부의 정책에 따라 야외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지역의 경우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야외 활동이 불가능한 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실내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트레이닝 영상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에코이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자전거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한편, 달라진 상황에 맞게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브랜드 가치와 관련된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다. 대응하기에 따라서 코로나 19는 어떤 기업들에는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를 더 강화하고 더 많은 고객의 신뢰를 얻을 기회다.

셋째, 적극적인 데이터 활용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채널 이용이 늘고, 보건 당국에 의해 확진자 동선이 투명하게 공개되면서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오히려 데이터 활용 필요성이 강조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92.7%가 확진자 동선 정보 서비스가 유용하다고 응답했고, 77.4%는 데이터 3법 개정에 따른 비식별 개인정보 제공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로 과거의 트렌드(계절적 비수기·성수기 등)로 소비자 행동 패턴을 예측하는 게 큰 의미가 없어졌다. 지금은 오랫동안 쌓인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보다는 바로 지금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이에 기반해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동시에 기업의 성과도 견인하는 안전하고 투명한 방식의 데이터 활용은 비대면 채널의 성공여부를 좌우한다.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전통 산업의 비관론(아포칼립스)이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위기를 통해 성장한 기업들의 역사를 보면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바로 위기 상황에서 본질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켜내고, 최신의 데이터를 분석하며 소비자의 변화된 요구에 대응한 기업이 위기의 파도를 넘어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다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시대, 변하지 않는 것(브랜드의 본질적인 가치)을 어떻게 새로운 방식(비대면 채널)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고민호 크리테오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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