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디지털 사무 시스템인 '지스퀘어'를 구축한다. 지스퀘어는 중앙컴퓨터 서버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전 직원의 근무환경을 하나로 통합했다. 외근이나 재택근무 시에도 업무 단절 없이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코로나19 이후 신속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일하는 방식을 대폭 개편하는 것이다.
특히 김 사장이 하반기 핵심 경영전략을 '코로나19 위기 극복'으로 꼽은 만큼,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비대면 시스템들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협업 시스템 도입으로 일하는 방식 개선은 물론, 화주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해 기업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사장은 최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청정수소 협약식'에서 기자와 만나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2분기는 물론 하반기에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어떻게든 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는 데 포커스를 맞추겠다"고 말했다. 평소 언론에 말을 아끼는 것으로 전해진 김 사장이 이처럼 어려움을 호소한 것은 그만큼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하반기에는 지스퀘어 시스템뿐만 아닌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결정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자율좌석제 등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물류업의 특성을 반영해 대부분의 오프라인 회의도 화상으로 대체한다. 현대글로비스는 기존에도 사무실에 비치된 컴퓨터에서 사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화상 회의를 진행했지만 이번 협업 솔루션을 통해 컴퓨터 외에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화상회의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데는 코로나19 위기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김 사장의 판단에서다. 현대글로비스는 1분기엔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며 실적 선방을 이뤘지만, 하반기부터는 주요 매출처인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본격 영향권 안에 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자금 확보가 관건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올 상반기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2000년 이후 사실상 첫 회사채 발행으로 그만큼 '돈줄'이 말랐다는 뜻이다. 회사채 발행 금액 전액은 협력사의 매입대금 결제에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