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를 대표하는 상하이증시가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 상하이증시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 편입 종목을 기존의 전통산업에서 신경제 위주로 재정리하는 등 기술주를 적극 앞세운 게 눈에 띄는 대목이다.
23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하이종합지수 편입 개정안을 발표해 내달 22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커촹반은 중국의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벤처 스타트업 기업 전용증시로, 지난해 6월 상하이거래소에서 출범했다. 커촹반 상장기업은 5월말 기준 105곳에 달한다. 바이오의약(21%), 전자IT(19%), 기계설비(19%), 컴퓨터(19%) 등 하이테크 업종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조만간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 SMIC)도 상장이 예고돼 있다.
현재 금융(30%), 제조업(16%) 비중이 압도적인 상하이종합지수에 커촹반 종목이 포함되면 하이테크 산업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오시쥔 중국 인민대 재정금융학원 부원장은 “커촹반은 중국 경제의 가장 활력있는 기업이 상장돼 있다”며 “커촹반 종목은 전통산업 위주로 구성된 상하이종합지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상하이거래소는 부실기업은 상하이종합지수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상장기업이 특별관리(ST) 종목으로 지정되면 그 다음 달 두 번째 주 금요일 이후 다음 거래일부터 지수에서 축출한다. 반대로 ST 종목 지정이 해제되면 그 다음 달 두 번째 금요일 이후 다음 거래일부터 다시 지수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5월말 기준 지수에 편입된 85개 ST종목이 조만간 퇴출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또 신규 상장 종목의 지수 편입 시기는 늦췄다. 신규 상장 종목이 상하이증시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들면 만 3개월이 지난 이후 지수에 편입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신규 상장 종목은 만 1년이 지나야 비로소 지수에 편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의 상장후 11거래일부터 지수 편입이 가능했던 것과 비교된다.
이는 시장 리스크를 예방하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0~2019년 신규 상장종목의 1년내 평균 주가 변동폭은 상하이종합지수 편입 종목보다 평균 2.9배 컸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991년 7월 15일 출범했다. 앞서 지수는 세 차례에 걸쳐 개정됐지만 미세 조정으로 사실상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했다.
한편, 출범 1주년을 맞은 커촹반 지수도 내달 탄생한다. 지수는 ‘커촹반50성분지수(커촹50지수)’로 명명됐다. 커촹반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우수한 대표 종목 50개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중국 하이테크 기업 주가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