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함구령 내린 이해찬..."전체주의 정당이냐" 비판

2020-06-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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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금태섭 이어 벌써 세 번째 '함구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다시 ‘함구령’을 내렸다. 당내 의원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각을 세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사퇴 압박’을 가하자 입장 표명 자제를 요구한 것이다. 앞서, 윤미향 민주당 의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태,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징계 문제 등이 거론될 당시에도 이 대표는 함구령을 내린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표가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의원들의 개인적 의견까지 무리하게 가로막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이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되도록 윤석열 총장의 이름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민주당 의원들은 ‘한명숙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조작 의혹을 둘러싸고 ‘윤석열 사퇴’를 주장해왔다.

설훈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내가 윤석열이었으면 벌써 그만뒀다”면서 여권에서 처음으로 윤 총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다. 이후 박주민 최고위원, 박범계 의원, 김용민 의원 등이 윤 총장을 향해 날 선 비판을 했다.

김 의원은 윤 총장에 대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검찰 역사상 가장 최악의 검찰총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앞선 지난 5월 윤미향 의원의 정의연 관련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할 당시 윤 의원의 사퇴를 요구를 목소리가 분출됐었다.

김영춘 전 의원은 지난달 21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이 인정한 일부 문제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당선인 신분에서 사퇴하고, 원래의 운동가로 돌아가 백의종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라며 당내에서 처음으로 사퇴론을 꺼냈다.

다음날 이 대표는 윤 의원 의혹과 관련해 “개별적으로 의견들을 분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일희일비하듯 하나하나 사건이 나올 때마다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중심을 잡고 지켜보고 사실관계를 다 확인해서 당의 의견을 내는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금태섭 전 의원이 당론과 배치되는 본회의 투표를 이유로 경고 처분을 받은 뒤 당 내부에서 “징계를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자 이 대표는 함구령을 내렸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태섭 전 의원 징계 사유는 헌법 가치를 따르는 국회법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며 “당 윤리심판원은 금 전 의원의 재심 청구 결정 때 헌법적 차원의 깊은 숙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국회법에 의원은 소속 정당 의사에 귀속되지 않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이는 대한민국 법질서의 최상위 규범인 헌법 중 국회의원은 양심에 따라 직무 수행을 한다는 조항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주요 현안에 대해 당내에서 이견이 있는 것으로 비치는 건 좋지 않다”며 “논란으로 확산돼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함구령’이 이어지자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체주의 정당이냐”며 “이해찬 대표는 함구령을 풀라”고 했다. 이어 “당서열 1위의 말에 입이 열렸다 닫혔다 하느냐”고 꼬집었다.
 

발언하는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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