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아파트·아이들 사라진다'...서울 집값은 역대 최고, 출생아수는 역대 최저

2020-06-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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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만랩 "노·도·강 아파트, 평균 1억2000만원 올랐다"

[경제만랩 제공]
 

아파트 가격과 출생률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서울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 각종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출생아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인구 절벽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17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과 통계청을 살펴본 결과, 지난 2008년에만 하더라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 8084만원이었고, 연간 출생아수도 46만5000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6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5억9828만원으로 6억대로 치솟자, 출생아수는 40만6000명대로 내려앉기 시작했다.
이후 2017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6억8000만원으로 오르자 40만명대를 유지하던 연간 출생아수는 35만7000명으로 하락했고, 2018년 아파트 중위값이 8억4000만원대로 급등하자 연간 출생아수는 32만6000명까지 추락했다.

올해 5월에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2000만원대로 역대 처음으로 9억원에 돌파하자 올해 1분기 출생아수는 7만4050명으로 연간 출생아는 30만명도 무너진 27만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데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주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보금자리가 없는 상태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민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꼽히는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의 중저가 아파트들도 사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2단지’ 전용 68㎡는 지난해 5월까지도 4억7900만원(14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5월에는 6억원(15층)에 거래돼 1년 만에 1억2100만원이나 상승했다.

도봉구 도봉동에 위치하는 ‘한신아파트’ 전용 84㎡는 올해 5월 4억9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해당 아파트가 지난해 5월 3억8500만원(10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억500만원 오른 것이다.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트리베라 2단지’ 전용 59㎡도 지난해 5월 5억1000만원(5층) 수준이었지만, 올해 5월 6억4000만원(9층)에 실거래가 이뤄지면서 전년보다 1억3000만원이 상승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문재인 정부는 서민 아파트 주거 안정을 시킨다며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규제의 부작용으로 고가아파트는 물론 중저가 아파트가격도 올라가고 있는 만큼 아파트 가격을 잡지 않으면 출생아수는 더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출생아수 하락의 문제는 일자리 격차, 사교육, 보육문제 등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주거 문제의 안정이 곧 출생아수 안정으로 이뤄진다"며 "임대주택 보급, 금융지원 외에도 아파트 가격을 잡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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