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와 홍콩 자치권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양국이 이번주 초 고위급 회담을 연다는 보도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14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르면 이번주 초 하와이에서 중국 측과 고위급 협의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날 CNN은 미국 관리 2명과 한 서방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를 방문해 중국 측 고위인사와 만날 예정이라고 내용을 추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하와이에 약 24시간 동안만 머무르며 의제를 정하지 않고 대화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대책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 등 현안을 논의하고 양국 간 긴장완화와 갈등 해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CNN은 폼페이오 장관이 기자단을 대동하지 않을 만큼 이번 회동에 관련한 정보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동맹국 외교관들조차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이 성사한다면, 지난 3월 중순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선언한 이후 5개월만에 처음으로 미중 고위급 인사가 직접 대면하는 것이다.
지난 1월 15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기 위해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것이 양국의 마지막 고위급 대면 회담이었다. 이후 지난 2월 7일과 3월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
지난 한 달간 미국과 중국의 갈등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5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 총회를 계기로 중국의 코로나19 책임론을 주장하며 긴장감이 팽팽해졌고, 이후 중국 당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통과시키자 갈등은 고조했다.
이 과정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당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소수민족, 종교, 천안문 민주화 시위 등의 문제까지 거론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 때리기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있는 이날 역시 중국 정부 비판 발언을 내놨다. dpa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미국 유대인위원회(AJC) 화상회의에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과 모든 자유 세계 시민들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자유 세계가 중국 공산당을 경계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정부 역시 폼페이오 장관을 향한 악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앞서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는 "폼페이오 장관은 하루라도 중국을 욕하지 않고는 버티지 못한다"면서 "중국에 대항하는 마약에 중독된 것 같다"고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