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이어진 13분기 연속 적자와 코로나19 사태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쌍용차는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태다.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부 자금 지원까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신차 부재로 판매 부진을 겪는 쌍용차는 '생존 절벽'에 내몰리게 됐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다. 투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회사와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로이터와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도 쌍용차에서 빠져나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약 새 투자자가 생기면 자동으로 우리 지분율이 내려가거나 투자자가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 지분 75%를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인수금액은 5200억원 규모였고,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13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하지만 현재 지분 가치는 2400억원 수준이다.
마힌드라가 쌍용차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마힌드라의 경영 상황도 심각한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마힌드라 측은 올해 1분기 손실의 상당 부분이 쌍용차와 미국의 전기 스쿠터 사업 '겐제'에서 나왔다고 밝히면서 쌍용차 철수 가능성을 밝혔다.
쌍용차 관련 마힌드라의 입장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4월에 투자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히면서 '쌍용차 경영진의 새 투자자 모색 지원'을 약속했다. 당시 마힌드라는 "9년간 원활하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협력해준 노조의 노고에도 감사한다"며 작별인사 같은 말까지 남겼다.
그러나 마힌드라의 새로운 투자자 찾기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공장 등이 셧다운되면서 사업전망이 좋지 못한 탓도 있다.
새로운 투자자 찾기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자금수혈이 시급한 쌍용차로서는 정부 지원이 더욱 간절해졌다. 쌍용차는 당장 7월 6일(700억원)과 19일(200억원)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산은 대출에 대응해야 한다. 그동안 산은은 대주주의 책임있는 자세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쌍용차 지원에 나설지 주목된다. 쌍용차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2000억원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쌍용차의 기간산업기금 지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기간산업기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쌍용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철수 방침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쌍용차를 지원에서 배제할 경우 자립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자금지원 철회가 코로나19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내세워 정부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