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마스크 생산 설비 및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신규업자들의 잇따른 시장참여로 마스크 시장은 이미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 있으며, 일부 원자재는 피크 때의 수십분의 일까지 하락했다. 춘제(春節) 무렵부터 이어져 온 '마스크 버블'은 약 3개월만에 붕괴된 모양새다. 4일자 현지 각 매체가 이같이 전했다.
중국에는 현재, 마스크 관련 경영면허를 보유한 기업이 4만 7000개사가 있으며, 이 중 약 9000개사는 1월 25일 이후부터 마스크 생산에 뛰어든 기업이다. 지금까지도 중국의 마스크 생산능력은 세계 최대였으나, 신종 코로나 발생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여겨져 신규 참여가 이어졌다. 생산활동이 정지된 자동차 제조사 등 다른 업종의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마스크 생산에 나섰다.
그 결과 1대당 20만위안(약 306만엔) 정도였던 생산설비는 순식간에 50만~100만위안으로 급등. 원자재인 멜트블론 부직포도 1톤당 2만위안에서 80만위안으로 수직 상승했다.
한편 중국 내 마스크 시장은 4월 초부터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당초 하루 약 2000만장의 생산능력이 단기간에 3억장까지 확대됐으며, 4월 8일 코로나 유행의 중심이었던 후베이성 우한시의 봉쇄가 해제되는 등 감염 상황이 수습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후 많은 업자들은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해외수출로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 수입국에서 중국산 마스크의 품질에 문제가 발생, 이에 중국 당국은 4월 26일부터 비의료용 마스크의 수출관리 규정을 강화해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이 없는 신규 시장 참여업자들은 수출에 나서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한 때 품귀현상이 일어났던 마스크는 현재, 인터넷에서 1회용이 1장에 0.5위안에 팔리고 있다. 가령 제조사가 원자재인 멜트블론 부직포를 1톤당 30만위안으로 매입했을 경우, 이미 이익은 바라지도 않고 상품을 처분하고 있는 셈이다.
■ 생산설비, "지금은 고철덩어리"
각 매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멜트블론 부직포 시세는 현재, 저품질이 1톤당 수천위안까지 하락했다. 5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가격하락 폭은 고품질이 약 65%에 달했으며, 저품질은 원가보다 떨어진 상태라고 한다.
한 때 1대당 100만위안까지 올랐던 생산설비도 애초 시세였던 20만위안까지 떨어졌다. 피크 때는 납품받기까지 1~2개월을 기다려야했으나, 지금은 재고가 넘쳐난다. 한 대리업자는 "일부 설비 제조사는 최근 수주일간 수주실적이 없다"면서, "가격을 크게 깎아주지 않고는 재고를 처리할 수 조차 없다. 고가 설비가 지금은 팔리지 않는 고철덩어리가 되어버렸다"며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