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5월 23일 쿠팡 물류센터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관련 확진자가 100여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쿠팡뿐만 아니라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근무자가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쿠팡은 부천과 고양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당분간 이들 물류센터의 재가동은 쉽지 않은 상태다. 그나마 확진자가 발생했던 마켓컬리 서울 상온1물류센터는 30일부터 업무를 재개했다.
예상치 못했던 온라인 마켓의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온라인 소비시장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일게 생겼다. 아직은 택배로 받은 상품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이뤄진 사례는 없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영향에 오히려 온라인 소비시장이 활력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내리막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온라인 소비 시장이 지난 3월과 같은 수준인 전년 대비 16.9%의 거래 증가율을 보이면서 시장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14.8%↓)을 비롯해 SSM(2.6%↓), 대형마트(1.0%↓), 편의점(1.9%↓) 등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했다.
앞서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더라도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4월 대비 6.8포인트 오른 77.6으로 집계됐다. 재난지원금 지급, 3차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우려로 정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9일 수도권 일대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것과 관련 “온라인 유통기업 물류센터에 대한 조치 계획을 논의하고 일제 점검에 나서겠다”고 했다. 온라인 마켓에 대한 방역 불신을 초기에 붙들어 맨다는 계획이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물류센터 확진자 발생 이후 2주간 최선의 방역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방역에 대한 불신이 온라인 소비시장까지 덮친다면 내수 활성화에도 상당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생필품 등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미 트렌드가 된 온라인 소비시장이 급속히 냉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이나 마켓컬리의 매출은 단기적으로 타격은 있겠지만 언택트에 대한 기본적인 트렌드가 변화되진 않을 것"이라며 "택배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전 세계에서 단 한 건도 없는 만큼 온라인 소비 심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