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가능해?"...코로나 백신 놓고 말말말

2020-05-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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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 변수 없으면 연내 백신 개발 가능"...'조건부 낙관론'이 대세

英 존슨 총리, "모든 수단 동원하겠지만, 백신개발 못할 수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기를 두고 전 세계 관심이 정치인과 전문가들의 입에 쏠렸다. 백신 개발이 전 세계인이 염원하는 '일상으로의 복귀' 가능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17일(이하 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은 백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백신 개발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백신이 개발돼 상용화되기까지는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심지어 백신이 아예 개발되지 못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장밋빛 '연내 시간표'를 제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말까진 백신을 가질 것 같다"며 "거의 동시에 백신 분배도 이뤄질 수 있다"며 낙관적 전망을 한 바 있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주축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역시 "내년 1월까지 수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며 성급한 낙관론은 경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건부 낙관론'이 대세다. 백신 연구를 좌초시킬 수 있는 돌발 변수가 없을 때만 연내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공의료 분야의 권위자인 톰 잉글스비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 국장은 "큰 기대를 하지 않지만, 백신이 연말까지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가 백신 개발에 뛰어든 만큼 좀 더 신속하게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주요 제약회사 110여 개가 백신 개발 프로그램을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조건부 낙관론을 펼쳤다. 마르코 카발레리 유럽의약품청(EMA) 백신 전략 책임자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지금부터 1년 안에 백신이 승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MA는 백신을 개발 중인 33개 제약사와 계속 소통하고 있으며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는 9월까지 백신이 개발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백신을 개발해야 하고,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완전히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투입돼야 한다는 게 이유다.

중국 역시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코로나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주임은 지난달 24일 "9월이 되면 긴급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마도 내년 초에는 건강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은 연구 개발 프로세스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백신 개발이 열매를 맺지 않을 수도 있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존슨 총리는 17일 현지 언론 기고문에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갈 길이 아주 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존슨 총리는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신 개발에 실패했을 때를 염두에 두고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현재 영국에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프랑스의 사노피와 손잡고 코로나19 백신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미국이나 중국, 유럽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플랜B도 준비해놔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입에서도 백신 개발이 기대보다 훨씬 늦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콘테 총리는 "백신이 개발되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국경 재개방과 이동 제한 전면 철폐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 명령을 승인했다.

그는 "국경을 열면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늘 수도 있다는 '계산된 위험(calculated risk)'에 직면해있지만,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영원히 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각하게 망가진 경제와 사회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백신이 필요하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에서 국장을 지낸 릭 브라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백악관이 제시한 12∼18개월의 시간표는 '공격적인 일정'"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진행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조급하게 개발하려 하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완벽한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치켜세운 클로로퀸 요법에 반대했다가 경질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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