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에도 현장 예배를 강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1-3부(윤웅기 이헌숙 김형석 부장판사)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장관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김 장관과 함께 기소된 사랑제일교회 박모 목사와 교인 등 10여명에게도 벌금 100만∼300만원이 선고됐다.
그러나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서울시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시의 처분이 목적의 정당성, 침해의 최소성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데 있어서 위헌성 판단 기준인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인원수 제한 조치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효과를 갖는 거리두기 제한 조치를 권고했고 그에 대해 불준수 의사를 표명한 교회에 서울시가 대면 예배 금지 조처를 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시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조차 없던 때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서울시의 처분이 감염병 예방을 통해 공익을 지키려는 입법, 처분의 목적과 현장 예배를 통한 종교적 자유 사이에서 사익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 범행은 코로나19 상황 초기에 감염병 예방, 억제를 위한 국가와 시민들의 노력을 헛되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코로나19의 높은 전염성과 위험성, 예방 조치의 중요성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며 양형 사유도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4차례의 현장 예배에 실제 참석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일부 기소 내용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김 장관과 교인들은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던 지난 2020년 3월 29일∼4월 19일 방역당국의 집합금지 명령에도 4차례 모여 대면 예배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 장관은 3월 29일, 4월 5일·12일 등 3차례 교회의 현장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