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이어 '장하원 펀드' 대란 온다…기업은행, 피해자에 '70% 손실' 공개

2020-05-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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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환매지연액 선지급 논의

"타 금융사도 비슷…파장 클 컷"

IBK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펀드 투자금액 중 환매 중단액에 대한 예상 손실률이 70%에 이른다고 자체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여명의 투자자가 500억원에 가까운 원금을 손실한다는 추산이다. 기은 외에도 신한·하나은행 및 증권사들도 관련 상품을 판매, '라임 사태'에 이은 '펀드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은은 2017년 4월부터 2019년 2월까지 판매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 'US핀테크 글로벌 채권펀드'의 환매 지연에 따른 원금 손실률이 내부적으로 약 70% 수준이 될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환매지연액에 대한 선지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디스커버리펀드 판매를 기획·총괄한 오 모 기은 WM사업본부장은 지난 13일 대구WM센터에서 피해자들과 만나 "70% 정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은이 자체 판단하고 있는 예상 손실률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스커버리펀드는 장하성 중국대사 동생인 장하원씨가 2016년 11월 설립한 회사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아 일명 '장하원 펀드'로 불린다.
 

[그래픽=아주경제]


기은이 판매한 해당 상품에 1000여명의 투자자가 총 3612억원을 투자했다. 이 상품은 지난해 4월 말 환매가 지연되기 시작해, 198명의 투자자들이 총 695억원의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손실률을 70%로 가정하면 487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투자자 1인당 평균 원금 손실액은 2억4600만원 수준이다. 최대 96억원을 투자한 투자자도 있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기은은 오는 2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환매지연액의 일정 부분을 피해자들에게 우선 돌려주는 선지급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다만 이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더라도, 피해자들에게 선지급되는 금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환매지연액의 일정 부분을 선지급하더라도, 선지급분 이상의 손실이 확정되면 피해자는 지급받은 금액의 초과분을 다시 반환해야 하는 탓이다.

예컨대 환매지연액(695억원) 가운데 50%(348억원)에 대해 선지급 결정을 내렸는데 향후 70%(467억원) 손실이 최종 확정되면, 피해자들은 총 20%가량(219억원)을 은행에 다시 돌려줘야 한다. 선지급이 피해자들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지만, 사실상 손실분에 대해서는 금액이 지급되지 않거나 지급되더라도 일부만 지급될 것으로 보여 피해자들에게는 넉넉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투자금액은 '라임 펀드'보다 작지만 1인당 투자액은 그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금융사가 판매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상품이 훨씬 규모가 커 기은이 판매한 상품의 손실액 500억원이 적어 보일 수준"이라며 "기은이 손실률을 70%라고 먼저 공개한 만큼 다른 금융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손실률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상당히 클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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