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PPI는 전년 동월보다 3.1% 하락했다. 지난 3월 상승률인 -1.5%와 시장 예상치 -2.7%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3.4%를 기록했던 지난 2016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의 가격, 제품 출고가를 반영하는 만큼, 경제 활력 정도를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다. PPI의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 보통 디플레이션의 전조라고 해석한다. 생산자들이 느끼는 물가가 마이너스가 되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도 저하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월별 PPI 상승률은 지난 1월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월부터 다시 하락세에 들어섰다.
중국의 PPI 부진은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내부에서도, 또 외부에서도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중국 경제 침체와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며 제조업 수요가 급감하고 경기 활력도 사라지고 있다는 풀이다.
실제 4월 원유 관련 업종의 PPI 하락세가 뚜렷하다. 구체적으로 석유·천연가스업종의 PPI가 전년 동기 대비 51.4%나 하락했고, 석유·석탄·정제 업종은 지난해 4월에 비해 19.8% 하락했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비 3.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5.4%, 2월 5.2%, 3월 4.3%와 비교하면 둔화했지만, 여전히 당국의 물가 목표 억제선인 3%는 웃돈다.
CPI 상승률은 식품 물가가 안정을 찾으면서 둔화했다. 식품 물가 상승률은 14.8%로 전달 동기 대비 3.5%포인트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96.9% 상승했다. 이는 전달에 비해 19.5%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그런데 식품 물가를 제외하면 사실상 물가상승률은 0.4%에 불과하다. 돼지고기 등 식품 가격 요소를 제외하면 사실상 디플레이션이나 다름없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임대료, 집세 등을 포함하는 '주거 CPI'는 10년래 처음으로 전년 동비 하락세를 기록한 전달에 이어 마이너스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