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압력에도 '실탄' 아낀 中...시장 관심은 내달 중앙경제공작회의

2024-11-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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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대 부양책 발표 예상 빗나갔지만

"내년 더 강력한 재정정책 시행" 예고

트럼프 대중정책 윤곽 이후…부양책 꺼낼듯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 사진중국망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 [사진=중국망]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은 결국 실탄을 아끼는 쪽을 택했다. 최근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커지곤 있지만, 일부 경제 지표가 호전세를 보이면서 아직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을 때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내년 경제정책 기조를 논의할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로 쏠리는 모습이다.
 
재정부장 "내년 더 강력한 재정정책 시행" 예고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국채 발행 등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됐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방정부 부채 해결을 위해 향후 5년간 10조 위안(약 1943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발표와 함께 지난 8일 폐막했다. 대신 이날 폐막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은 "중앙재정은 여전히 차입과 적자를 늘릴 공간이 비교적 크다"며 다음 재정정책을 적극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 경제·사회 발전 목표를 바탕으로 더 강력한 재정정책을 시행할 것임도 분명히 했다.
란 부장은 구체적으로 ▲재정적자율 상향조정 ▲지방특별채 발행 규모 확대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 ▲대규모 설비 업그레이드를 통한 내수 진작 ▲중앙에서 지방으로의 재원 이전 확대를 통한 과기혁신 및 민생 분야 투자 등을 예로 들었다.

밍밍 중국 중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에 "향후 추가 재정정책이 기대된다"며 "연말까지 부동산 안정 정책이 속도를 내고 내년 재정적자율은 (올해보다) 비교적 큰 폭 증가해 (GDP 대비) 3%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내달 열릴 중앙경제공작회의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중국의 내년 경제 정책 기조를 논의하는 중요한 회의로, 이 회의에서 결정된 구체적인 경제정책 운용 방향과 목표는 이듬해 3월 열리는 양회(兩會, 전인대·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총리 정부공작보고에서 공개된다.
 
트럼프 대중정책 윤곽 나오면 中 부양책 꺼낼 듯

사실 시장은 중국 지도부가 이번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대규모 추가 재정정책을 확정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미국 대선 시기와 맞물려 열리는 회의에서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중국이 부양책 규모를 결정할 것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중국이 더 강력한 재정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대규모 재정부양 정책 발표 시기를 사실상 연말이나 내년으로 미룬 셈이다. 대신 이번 회의는 지방정부의 숨겨진 '그림자 부채', 이른바 음성부채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5년간 우리나라 돈으로 2000조원에 가까운 재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지방정부 부채 문제 해결 등 경제 구조적 개혁에 집중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정책 윤곽이 나올 때까지 중국 지도부가 정책 운용 공간을 남겨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취임 후 중국산 제품에 최소 60%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 재발 가능성이 커진 만큼, 트럼프 시대를 대비해 중국 정부로선 실탄을 아낀 것이란 해석이다.

게다가 최근 중국이 내놓은 일련의 부양책 효과로 경제지표도 일부 호전세를 보이며 중국 지도부는 올해 연간 5% 내외 성장률 목표 달성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10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개월 만에 확장 영역에 들어섰고, 10월 수출도 달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해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는 15일 발표될 10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 투자 등과 같은 실물경제 지표도 개선될 것으로 시장은 예측했다. 

다만 중국 경제가 아직 디플레이션 압박이 가시지 않은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가 아직 더디다는 이야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최근 정책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를 비롯한 통화정책 완화와 부동산 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가계와 기업의 지출과 투자 기피 현상을 메우기 위해서는 재정 부양책을 늘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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