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제약株 쓸어담은 국민연금··· '저가매수' 기대

2020-05-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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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폭락했던 1분기 국민연금이 반도체·제약 업종을 대거 사들였다. 실적 개선과 증시 반등을 기대한 저가 매수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지분(보통주 기준)을 보유한 종목은 총 328개 종목이었다. 이들 중 지분이 증가한 종목은 126개였으며, 새롭게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종목은 16개였다. 16개 종목 중 제약 관련 회사가 한독, 아미코젠, 보령제약 등 3개사로 가장 많았다. 기계장비 관련 기업도 비에이치, 성광벤드, 삼화콘덴서, 태광 등으로 4개사에 달했다.

다만 16개 기업의 연초 이후 평균 주가수익률은 -7.94%로 저조한 편에 속했다. 성광벤드는 연초 1만50원에서 6560원으로 -34.73%를 기록했으며, 태광도 같은 기간 -26.38%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주가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곳은 덕산네오룩스(24.52%), 아미코젠(21.77%), 한독(4.62%), 신대양제지(0.16%) 등 4개사에 그쳤다.

기존 보유 지분을 늘린 업종들 중에서도 반도체 등은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국민연금이 반도체 업종 중 11개 종목에 대해 지분을 늘렸는데, 이들 종목의 연초 이후 평균 주가수익률은 -2.66%를 기록했다. 테스나(15.89%), 한미반도체(12.56%) 등이 크게 올랐지만 대형주인 SK하이닉스가 10.77% 하락하며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보였다.

이들 종목뿐만 아니라 전체 국내 주식의 수익률 역시 코로나19 폭락장의 여파로 하락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이 발표한 2월 말 기준 국내주식 수익률은 -7.75%로 지난해 같은 기간(9.45%)보다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2월 이후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급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은 더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민연금의 운용전략이 중장기 수익 방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단기 수익 성과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무역분쟁 등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여름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우량주를 대거 사들이며 재미를 톡톡히 봤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수익률은 12.58%, 전체 운용수익률은 11.3%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지분을 늘린 종목 중에서도 바이오 등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수혜를 입은 업종은 이미 평가액이 상승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1분기 지분을 늘린 제약업종 8개 기업(신규 편입 제외)의 평균 주가수익률은 15.89%로 두 자릿수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산의 다변화가 최근 국민연금의 운용방향이지만 국내 우량 주식 가격이 많이 빠진 경우 장기적으로 반등을 염두하고 매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과거에도 저가 매수를 통해 국민연금이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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