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1분기 실적 양호 예상…향후 감소세 불가피

2020-04-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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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부문 사업 확대 선방…타격 최소화

2분기부터 금리인하 예대마진 감소 가시화

중기·소상공인 대출 건전성 악화도 부정적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에서는 각 지주사들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양호한 수준의 성적을 받아들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향후 점진적인 실적 감소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리딩금융지주 자리는 작년에 이어 신한금융이 차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KB금융을 시작으로 24일 신한·하나·농협금융, 27일 우리금융 등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다. 업권 전반에 대한 총평은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코로나19로 각종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도, 비은행 부문 등의 사업 규모를 늘려 실적 감소폭을 최소화했을 거라는 평가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지주사들의 전년 대비 1분기 실적 감소폭은 6% 내외다.

신한금융은 1분기에도 ‘지주 1위’ 자리를 수성했을 것이 확실시된다. 투자정보업체 FN가이드가 집계한 신한금융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순이익 8636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9184억원) 대비 5.97% 감소한 수준이다. 초저금리로 순이자마진(NIM)이 악화됐지만, 비은행 부문 및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을 키워 실적 방어에 성공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은행 NIM 하락을 비은행, 해외부문 이익으로 만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해외부문 이자이익 증가율이 높고, 국외점포의 이자이익 수익성이 높아 타은행 대비 NIM 방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804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8457억원)보다 4.87%가량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과는 591억원가량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은행의 대출사업을 비롯한 부문별 성장폭이 확대된 점이 긍정요인이다. 반면,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 및 환율 상승 등으로 인해 비이자부문의 손실규모가 확대된 점은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53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9% 줄었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은행 비중이 높아서 NIM 하락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이외 비이자이익 감소, 원·달러 환율 상승 등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469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7.39% 줄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타 금융지주 대비 하락 폭이 크다.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로 인한 비이자이익 축소가 최대 악재다.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감소세는 2분기부터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3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하향 조정한 데 따른 부정적 영향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예대 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간 차이)’ 폭이 줄어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이외에 ‘코로나19' 여파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상 대출 건전성이 나빠진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연간 20% 이상의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각 지주사 연간 실적의 경우) 2분기부터 실적 방어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라며 “NIM 축소 압력이 가중될 여지가 큰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은행들의 공적 기능 강화와 대손 비용 상승 압력 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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