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전후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정치테마주'들이 선거 직후인 16일 증시에서 당선과 낙선에 상관없이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가치와 무관한 테마주보다 총선 이후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오전 11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창제지는 전 거래일보다 265원(11.30%) 내린 2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창제지는 회장이 황 대표와 대학 동문이고 사외이사가 사법연수원 동기로 알려지며 '황교안 테마주'로 꼽혔다. '오세훈 테마주'인 진양화학도 전 거래일보다 24.22% 하락했다. 진양화학은 대표이사가 오 후보와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에 거론됐다.
당선인과 관련된 테마주들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낙연 당선인 테마주로 꼽히던 남선알미늄은 개장 직후 7% 넘게 급등했으나 이윽고 상승분을 반납하고 10.41% 하락했다. 남선알미늄은 이낙연 당선인의 친동생이 계열사 대표이사로 재직했다는 이유로 테마주에 꼽혔다. 마찬가지로 이 당선인의 고등학교 동문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월드도 이날 주가가 7.18% 하락했다.
테마주보다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간 평가 성격이 있는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정책에 따른 수혜 업종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각 정부에서 수혜를 본 산업과 기업들은 3년차에 가장 강한 모멘텀을 보인 후 약해지는 패턴을 반복했다"며 "정부가 방향을 정하고 3년은 지나야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승연 팀장은 "과거 6개 정부를 비교한 결과 3년차에 시가총액 30위에 진입한 종목들이 '주도주'였던 경우가 많았으며, 특정 업종의 30위 이내 진입이 늘어나는 모습이 관측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엔씨소프트, 카카오, 넷마블 등 인터넷기업들이 시총 30위 안에 진입한 것이 눈에 띈다"며 "미국의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중심으로 '파괴적 혁신' 트렌드가 나타난 가운데 국내에서는 인터넷 규제들이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