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성장률이라도 사수하라]③"마이너스 피하려면 무역 위축 막는 게 관건"

2020-04-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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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신용평가사 중 2곳, 올해 한국 성장률 마이너스 전망

한은 이어 정부도 "성장률 목표치 하회할 것" 인정

우리나라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고 있다. 1월 말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코로나19가 3월 들어 미국, 이탈리아 등 전 세계로 번지며 상반기까지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다.  

국제 3대 신용평가사는 일제히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여러 번에 걸쳐 낮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성장률 전망치를 -0.6%로 가장 암울하게 제시했다. 피치는 -0.2%를, 무디스는 0.1%로 예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 역시 최근 아시아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며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1.0%로 낮췄다.

2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분기 또는 상반기까지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며 올해 하반기까지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차 석유 파동이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뿐이다.

정부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을 시사했다. 앞서 정부가 설정한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4%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국내외 소비·투자·수출 파급 영향을 따져보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어려움이 3~4년 가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우리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더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뒤 인터넷을 통한 생중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은 애초 전망한 숫자(2.1%)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인정했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2.3%에서 2.1%로 내렸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언제쯤 진정될 것이냐가 전제돼야 전망이 가능하기에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지난번에 봤던 것보다는 아래쪽으로 갈 리스크가 훨씬 커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도 우리 경제가 'V형'의 급격한 회복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주요 경제 위기와 현재 위기의 차이점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 회복 기간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과 심화한 글로벌화 수준을 고려할 때, 독자적 경기 부양과 방역만으론 경제가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을 강화하고 국제무역 위축을 막아야 하는 이유다.

주요 20개국(G20) 회원 중 하나로 경기 부양을 위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요국들이 재정지출 확대와 양적 완화를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국내적으로 코로나19의 경제 악영향 최소화를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와 양적 완화 정책을 시작한 만큼 이제는 경기 부양과 방역에서 국제공조와 기업인 입국의 예외적 허용, 무역 절차 간소화 등 국제무역 촉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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