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KB금융지주가 다소 오버페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 인수·합병(M&A) 사례를 감안하면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했다는 진단이 다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지난 10일 체결했다.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 인수 가격으로 2조2650억원이 책정됐다. 몇 달 후 다가올 거래종결일까지 지분가치 상승에 해당하는 이자 750억원을 합산하면 총 2조3400억원에 해당한다.
총 인수가격 2조3400억원은 다른 생보사 가치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실제 2조3400억원은 지난해 말 푸르덴셜생명의 자기자본(2조9135억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따져보면 0.8배에 해당하는 밸류에이션이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 대형 생보사인 삼성생명(0.27배)과 한화생명(0.1배)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책정 받은 것이다.
최근 3년 동안 매물 중 더케이손보(0.75배)가 0.8배 이하의 밸류에이션밖에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더케이손보는 자동차 전업사와 유사한 영업 행태로 점유율이 매우 낮았으며 건전성도 취약했다는 점이 밸류에이션을 하향 조정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수입보험료 기준 생보업계 점유율 14위이며 건전성 면에서도 큰 흠이 없는 푸르덴셜생명과 단순 비교하기는 적절치 않다.
푸르덴셜생명의 내재가치(EV)가 2조원 초반 수준이라는 점도 인수 금액이 다소 과하다기보다는 제 값에 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본입찰 이전 KB금융지주의 M&A 방침과 일치한다. KB금융그룹은 2017년 윤종규 회장이 연임을 확정한 이후 생보사 보안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힌 이후 생보사 M&A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윤 회장은 IR 행사 등을 통해 너무 비싼 가격에 생보사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KB금융지주는 생보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나 제 값 이상에는 사지 않겠다고 밝혀온 셈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매각은 초기 단계부터 KB금융의 인수 의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갈릴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M&A 매물의 가격이 낮아지는 와중에서도 KB금융의 인수 의지가 강했고 평상시 제 값을 제시한 덕에 승자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