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내 논 신간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인물과사상사)가 뜨겁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6일 앞둔 상황에서 책이 ‘정치적 논란의 장’이 되버렸다. 접전 지역 유세 현장만큼 치열하다.
박상문 인물과사상사 편집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준만 교수 신간 보도자료와 저서를 7일 오후 총 70여군데 언론사에 동시 배포했는데, 조선일보가 마치 단독기사인 것처럼 보도했다”며 “도서 서평 기사에 단독이라는 말을 단 사례는 세계 언론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며, 1면에 강준만 교수의 책을 실어준 것 역시 조선일보 10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중들에게 진보적인 글을 많이 써온 저자로 인식되는 강 교수가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서 이슈가 됐다. 조선일보 보도 이후 다른 매체들도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서평을 내놨다.
박 편집장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신문이 이렇게 이 책을 앞 다퉈 보도한 이유는 그것도 진보진영을 비판한 한 대목만 편의적이고 자의적으로 발췌해 보도한 것은 결국 4·15 총선 때문이다”며 “진보 인사가 진보진영을 비판한 책을 냈다는 것을 기사로 내보내 보수세력을 규합하고 중도세력을 보수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의 신간은 총 8장으로 나눠져 있다. 저자는 ‘왜 게임업계는 페미니즘을 탄압하는가?’, ‘왜 진보 언론은 자주 ‘불매 위협’에 시달리는가?’, ‘왜 소비자의 이미지는 ‘윤리’보다는 ‘갑질’인가?’ 등 사회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제5장 ‘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시민단체와 언론개혁 후원이 줄어들었을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과 사퇴에 대한 생각을 가감 없이 적었다.
강 교수는 “지지자들은 ‘조국 전 장관 사태’를 ‘문재인 대통령 사태’로 인식하고 ‘문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희대의 ‘국론 분열 전쟁’에 참전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강 교수는 “결국 여론의 뭇매를 견디지 못해 조 전 장관이 사퇴했지만, 문 대통령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조 전 장관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드러냄으로써 제2차 ‘국론 분열 전쟁’의 불씨를 던졌다”고 책에 적었다.
진보 쪽에 대한 쓴소리를 침소봉대했다는 것이 박 편집장의 생각이다. 그는 "강준만 교수의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해보시기 바란다"며 "'조선일보' 등 보수신문들이 보도한 내용이 얼마나 편협하고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을 것이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