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카페 한켠에 쌓인 의자…"스타벅스에 이거 뭐야?"

2020-04-10 04:00
  • 글자크기 설정

1~1.5m 간격 유지에 테이블과 의자 ⅓로 줄어들어

빕스·올리브영·신라호텔·조선호텔도 '거리두기' 동참

스타벅스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며 테이블 간격 확대에 나섰다. 9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 한쪽에 비치 후 남은 기존 테이블과 의자가 쌓여 있다. [사진=강지수 기자]


[데일리동방] "의자와 테이블이 왜 이렇게 없어요?"

9일 서울 지역 스타벅스. 이날 들른 스타벅스 매장 5곳 한쪽에 켠에 테이블과 의자가 쌓여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벽 한쪽에 6개 테이블이 다닥다닥 놓여 있어 어깨를 웅크리고 나와야 했던 곳도 듬성듬성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테이블 듬성듬성···코로나19에 확 달라진 스타벅스 

스타벅스 테이블간 거리가 멀어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로 동참하면서 달라진 모습이다.

스타벅스는 5일부터 스타벅스 매장 테이블은 물론 다인용 의자 간격을 1~1.5m로 조정했다. 지난달 9일부터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인 대구와 경북 일부 매장에서만 시행하던 것을 전국으로 확대한 조치다. 이러다 보니 매장에 들어선 테이블과 좌석이 ⅓가량 줄었다.

구조상 테이블을 빼기 어려운 곳은 의자수를 줄였다. 영등포구 한 스타벅스는 중간 길이 테이블 하나당 비치하던 의자수를 4개에서 2개로 조정했다. 이 매장 직원은 "1~1.5m 간격을 확보하려면 테이블 간격을 더 늘려야 하는데 옮기는 게 불가능해 의자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9일 서울 종로구 종로1길 스타벅스 이마빌딩점에 노란색 대기선이 붙여져 있다. [사진=조현미 기자, hmcho@ajunews.com]

계산대 앞에 붙여 두었던 주문선 뒤엔 노란색 대기선도 추가했다. 고객들이 밀접 접촉하지 않게 하려는 조치다.

종로에 있는 한 스타벅스 직원은 "지난 5일부터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운영이 시작됨에 따라 전날 마감 이후 의자와 테이블 40~50%를 정리하고 계산대 앞 1m마다 주문 대기선을 부착했다"고 말했다.

좌석수가 줄면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워지자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생겼다. 또 다른 종로구 매장 직원은 "점심때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코로나19 이후 이미 손님이 적어진 상태여서 테이블을 줄인다고 매출이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가 많은 지역에 있는 매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하게 여전히 붐비기도 했다. 점심시간에 종로구에 있는 스타벅스 4곳을 방문한 결과 대부분이 만석이었다. 테이블당 좌석을 2인석 중심으로 배치한다는 정책과 달리 4인이 붙어 앉는 경우도 여전히 많았다.

종로에 있는 회사를 다니는 송모씨는 "의자나 책상이 한쪽으로 치워져 있는 게 보이긴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는지는 모르겠다"면서 "1~2m를 떨어뜨린다고 하는데 옆자리 이야기가 다 들릴 만큼 여전히 가까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코로나19 사태가 누그러질 때까지 이번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방역당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계속 시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식·호텔도...'사회적 거리두기' 함께하는 유통가

다른 업종도 사회적 거리두리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CJ푸드빌은 8일부터 레스토랑 빕스 테이블 간격을 1m 이상으로 넓히는 '고객 안심서비스' 확대 운영에 들어갔다. 샐러드바에는 일회용품을 비치하고, 원하면 일회용 위생 장갑도 준다. 접시 정리용 테이블도 마련해 직원 접촉 없이도 사용한 접시를 정리할 수 있게 했다.

CJ올리브영은 매장 계산대 앞에 1m 간격으로 '발자국 스티커'를 붙였다. 고객 간 일정 거리 확보로 감염병 예방·확산을 막으려는 것이다. 명동과 강남 등 대기줄이 많은 매장 30곳에 우선 적용해 시행 중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결제를 기다리는 고객 간 일정 간격을 확보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발자국 스티커'(위)와 서울호텔신라 패키지형 카바나 전경. [사진=각사 제공]

호텔도 사회적 거리두기 마케팅에 나섰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전날 인룸 다이닝(룸서비스)을 강화한 패키지는 선보였다. 비대면(언택트) 소비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춘 상품이다.

웨스틴조선호텔 '스테이 앳 호텔 30' 패키지는 테이크아웃 런치박스나 인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런치박스에는 이 호텔 베이커리 매장인 조선델리 대표 샌드위치 2종이 들어있다. 인룸 메뉴는 도심 야경을 보면서 즐기기 좋은 해물파전과 막걸리 2캔으로 구성했다.

서울신라호텔은 이날 야외수영장 카바나를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13개뿐인 카바나는 메인 수영장에서 비교적 거리가 있고, 카바나 사이 간격이 넓다. 따라서 타인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더 많은 고객이 카바나 장점을 알고 이용할 수 있게 처음으로 관련 패키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