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9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개 농장 운영자 이모씨의 재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에 선고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자신의 개 농장 도축 시설에서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를 개 주둥이에 대 감전시키는 방법으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30마리가량의 개를 도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동물을 즉시 실신 시켜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썼으므로 동물보호법이 금지하는 잔인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해왔다.
동물보호법 8조에 따르면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대법원은 개에 대한 사회 통념상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에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은 “피고인의 행위는 동물보호법이 금지하는 잔인한 방법에 따라 동물을 죽인 것”이라며 이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고 이를 2년간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동물을 도축할 경우 동물을 즉각적으로 무의식 상태에 이르게 하는 조치, 즉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하거나 그 고통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피고인은 이 같은 인도적 도살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인도적 도살 방식은 동물의 뇌 등에 전류를 통하게 해 즉각적으로 의식을 잃게 해야 하는데, 이씨의 도살 방법은 전신에 지속적인 고통을 줬다는 것이다.
이날 대법원은 이 같은 파기환송심 판단을 받아들여 이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동물의 생명보호와 그에 대한 국민 정서의 함양이라는 동물보호법의 입법목적을 충실히 구현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