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영린 DID얼라이언스 회장 "전 세계 호환 DID 표준 마련... 24조 시장 선점할 것"

2020-04-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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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린 DID얼라이언스 코리아 회장 인터뷰

DID만 있으면 전 세계 금융 거래·상품 구매 간편... 개인정보 제공하고 수익화도 가능

DID 플랫폼 '옴니원'으로 올해 아시아, 내년부터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

블록체인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탈중앙화 신원증명(Decentralized IDentity, DID)’이 꼽힌다. DID란 정부나 기업의 중앙 시스템에서 보관·관리되던 기존 신원확인 방식과 달리 블록체인을 활용해 개인이 자신의 정보에 완전한 통제권을 갖도록 하는 기술이다.

DID 하나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나 상품을 구매하고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국내에서 발급받은 DID로 미국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추가 신원확인 없이 아마존닷컴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등 진정한 의미에서 국경의 장벽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DID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업체 간 합종연횡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됐다. 국내에선 금융결제원과 보안 업체인 라온시큐어가 추진 중인 ‘DID얼라이언스 코리아’, 블록체인 업체인 아이콘루프가 주도하는 ‘마이아이디얼라이언스’, SK텔레콤을 포함한 이동통신 3사가 주축이 된 ‘이니셜 DID 연합’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DID얼라이언스는 현재 금융결제원, 한국전자서명포럼, 한국FIDO산업포럼, 신한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롯데카드, BC카드, 삼성SDS, 라온시큐어 등 국내외 기업 및 기관 68곳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연합체다.
 

김영린 DID얼라이언스 코리아 회장[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영린 DID얼라이언스 코리아 회장은 초대 금융보안원장과 EY한영 고문(부회장)을 거쳐 현재 DID얼라이언스 회장으로서 국내 DID 표준화에 앞장서고 있다.

김 회장은 "블록체인 기술과 FIDO(생체인증) 기술을 결합하면 그 파급력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클 것이다. 둘의 결합으로 DID가 상용화되면 개인이 개인정보의 객체에서 주체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개인은 자신의 데이터를 남에게 맡겨두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관련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DID가 상용화되면 180도 달라진다. 개인이 개인정보를 기업이나 기관에 제공할지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를 활용한 수익화도 가능하다.

DID얼라이언스의 활동 목표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기업 간 믿음과 연대'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데이터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DID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는 '전 세계적으로 호환되는 DID 표준'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여러 단체가 독자적인 DID 생태계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DID얼라이언스는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해외 업체를 회원사로 받아들이고 글로벌 DID 연합과 기술적 호환성을 확보해, 전 세계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DID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김 회장은 "국내에선 정부와 기업이 이미 중앙화된 신원확인 시스템을 잘 구축했기 때문에 DID가 큰 혁신을 가져오긴 힘들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 해외와 연계하면 그 파급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현재는 국내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금융 거래를 하더라도 미국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미국 은행에 개인의 신원확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DID가 상용화되어 개인의 금융거래를 검증할 수 있는 정보가 블록체인에 저장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국 은행이 블록체인에 담겨 있는 개인의 금융거래에 대한 검증 정보를 토대로 믿고 대출을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환경을 구축하려면 DID 연합체가 구축한 블록체인 간 호환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DID얼라이언스는 마이아이디얼라이언스, 이니셜 DID 연합 등 국내 경쟁사와도 함께 표준화 작업을 진행해 어디서 DID를 발급받든 국내외 어디서나 통용되는 DID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셋째는 '이용자 포용성'이다. 전 세계에는 아직도 자신의 신분증(아이디)이나 금융 계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DID를 활용해 이들에게 제도권의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는 것이 DID얼라이언스의 주요 사업 목표다.

넷째는 '독자적인 블록체인 기술' 확보다. 이를 위해 DID얼라이언스는 DID 시스템 운영을 위한 자체 메인넷 ‘옴니원’을 출시했다. 옴니원은 타 DID 연합체의 메인넷과 호환성 확보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운영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김 회장은 올해 DID얼라이언스의 글로벌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DID얼라이언스 공동창립자인 라온시큐어 이순형 대표, FIDO얼라이언스 창립자인 라메시 케사누팔리와 함께 글로벌 DID얼라이언스 비영리 재단 본부를 설립했고, 블록체인 기술을 관리·운영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옴니원 법인도 설립했다. 하반기에는 중국과 일본에도 지사를 세울 계획이다.

옴니원은 라온시큐어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DID 서비스 플랫폼이다. 신원증명 발급업체(Issuer), 서비스 제공업체(SP), 블록체인 노드업체(Block Producer, 이하 BP), 개인 이용자(User) 등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신원증명 발급업체(Issuer)는 주로 금융기관이나 정부기관 등으로 구성된다. SP는 개인정보를 활용해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다. BP는 옴니원의 블록체인 노드(거래기록)에 투자하고 관리하는 업체로 국내외 주요 기업이나 기관 등 서비스 신뢰도 및 안정성을 높여줄 수 있는 주요 기업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개인 이용자는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주체로서 신원증명 발급업체로부터 발급받은 디지털 신분증을 신원증명을 요구하는 서비스 제공업체에 제출하고,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보상을 받는 역할을 맡게 된다.

김 회장은 "옴니원 생태계가 완벽하게 구축되면 개인은 SP로부터 개인정보 이용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구체적으로 SP가 낸 개인정보 활용 비용을 30(Issuer):30(BP):30(개인 이용자):10(옴니원 플랫폼)의 비율로 나눠 갖게 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은 옴니원 크레딧의 형태로 제공되며 SP의 서비스에서 현금이나 마일리지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옴니원 크레딧은 마일리지에 대응하는 개념이며, 가상자산이 결코 아니다"고 설명했다.

옴니원은 지난 1월 테스트넷 운영에 들어갔고 7월 실제 메인넷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대한 많은 회원사를 확보해 특정기업이나 기관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서비스 플랫폼에 참여한 여러 플레이어들이 함께 운영하는 메인넷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DID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공공선도 사업이었던 병무청 블록체인 간편인증 서비스를 올해 1월 21일부터 오픈했다. 병무청 서비스 사례는 DID가 공공기관에 적용된 최초 사례다.

김 회장은 "현재 DID얼라이언스에는 많은 은행, 카드, 보험사가 가입했다. 금융뿐만 아니라 유통, 포털(인터넷 서비스), 게임 등 다양한 ISSUER나 SP들을 확보해야 DID얼라이언스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DID 생태계가 본격 오픈되면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나 기관들이 하나둘씩 DID얼라이언스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전 세계 DID 시장은 2025년 2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DID얼라이언스도 이러한 DID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기술표준화 및 호환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워킹그룹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더 많은 투자를 통해 싱가포르, 홍콩, 일본, 동남아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아시아 DID 시장을 거점으로 내년에는 유럽 및 북미 시장에도 발을 디딜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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