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부사장)는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두산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3년까지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 수주 포트폴리오를 수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최 대표는 “채권단의 빠른 결정과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정부의 지원에 더욱 부응하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차입금 지원 1조를 빠른 시일 내로 갚겠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7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신규자금 1조원을 긴급 지원받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가 안 된다면 대주주에게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는 등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한 상황이다.
최 대표는 올해 중점 사항으로 △기존 사업에서 매출 최대 확보 △신사업 확대 △디지털 전환 등을 제시했다.
그는 “두산중공업은 수년째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해오고 있지만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기존 주력 시장에서 수성하는 것은 물론, 접근이 어려웠던 시장에 대해서도 다양한 접근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경영 상황을 두고 갈등이 터지기도 했다. 두산중공업 노조측은 “‘카드값 돌려막기식’ 경영 아니냐. 영업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 있느냐”고 지적하며 “안정적인 경영환경이나 일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1조원을 갚으려면 직원 구조조정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냐”며 날을 세웠다.
이에 사측은 “경영진들이 영업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해외 원전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국내에서도 영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믿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재무제표를 승인하고, 주요주주인 두산과의 거래를 보고했다. 또 두산중공업은 향후 유상증자 등에 나설 것을 고려해 자본금 한도를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선제적으로 확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이날 주총에서 의결했다. 이와 함께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남익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