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사장이 '기업가치 제고'라는 무거운 짐을 안고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KT는 30일 오전 서울 양재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의안을 원안 가결했다. 주총은 황창규 KT 이사회 의장(전 회장)의 진행 아래 약 48분 만에 마무리됐다. 구 신임 사장의 임기는 2023년 정기 주총일까지로, 3년간 KT를 이끌게 된다.
이어 그는 "KT는 그동안 쌓아온 디지털 역량으로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고, 개인 삶의 변화를 선도하는 한편 핵심사업을 고객 중심으로 전환해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며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KT그룹 사업에 역량을 모아 그룹의 지속 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구 대표와 이사들에게 '주가 상승'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개인투자자는 "금융자산의 절반을 KT에 투자했는데 주가가 현재 주당 2만원이 채 안 된다"며 "저 같은 소액주주들이 많을 텐데 이사진은 부디 의사 결정할 때 회사를 위해 고민하고, 주가를 올릴 방법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주주도 이사보수한도 승인 건과 관련해 "자사주 비율을 높이든 배당을 늘리든 또는 불필요한 자회사를 매각해서라도 제발 주가 좀 올려달라"며 "주가가 상승하면 이사보수한도를 올리는 것에 누가 반대하겠나. 올해 꼭 주가가 올라서 내년 주총에는 기분 좋게 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T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25%(250원) 내린 1만9700에 거래를 마감했다. 52주 최고가는 2만8750원이다.
한편, 구 대표는 내정자 선정 과정에서 자신의 경쟁자였던 박윤영 기업부문 사장과 표현명 전 KT렌탈 사장을 각각 사내·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또 '회장'이라는 직급을 없애고, '대표이사 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낮췄다.
구 대표를 앞세운 새로운 이사진이 5G 시대 경쟁과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주가 회복, 케이뱅크 정상화 등의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