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前과 後] ④‘한국인 포비아’에서 ‘외국인 포비아’로

2020-03-2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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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입국금지 기준 ''한국발 입국자'→'모든 외국인'

24일 기준 '외국인 입국금지' 95개국…전체 67% 비중

주요 항공허브, 바이러스 유입 우려에 '경유'도 막아

교민 고립↑…정부 "한달 간 해외여행 취소·연기 당부"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은 세계 각국에 퍼진 코로나 포비아의 대상이 한국인에서 외국인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로나19 확산 관련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금지·제한 등의 조처를 하는 국가·지역은 179개이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명시적 입국금지, 한국 출발 이후 일정 기간 이후 입국을 허용하는 곳은 141개 국가·지역이다. 이 가운데 한국 전역에 대한 입국금지 조처를 시행한 곳은 137개이고, 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에 대한 입국금지를 하는 곳은 4개로 집계됐다.

이는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 13일 오후 7시 기준 한국발 입국금지 국가·지역의 수 58개보다 2배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다만 이들 국가·지역의 조치사항은 팬데믹 선언 전과 사뭇 다르다.

팬데믹 선언 전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았던 한국, 중국, 일본 등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가 이뤄졌었다. 반면 팬데믹 선언 이후에는 ‘외국인’ 자체를 막는 이른바 ‘국적불문 입국금지’가 시행되고 있다.
 

2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는 다음달 23일까지 한 달 동안 우리 국민이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여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해달라고 권고하는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기준 국적과 상관없이 외국인의 출입을 막는 국가·지역은 총 95개로 전날 대비 14개가 증가했고, 전체(179개)의 67%, 한국 전역이 입국을 막는 곳(137개)의 69%에 달했다.

나머지 42개 국가·지역도 한국발 입국자만 특정해서 입국을 막지 않고, 일본·중국·이란·이탈리아·독일·프랑스·스페인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곳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통가는 전날부터 내달 6일까지 모든 항공편과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많은 여행객이 경유지로 선택하는 홍콩도 25일 자정부터 14일간 해외에서 입국하는 홍콩 비거주자의 입국과 경유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사실상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는 셈이다.

미주 지역의 벨리즈 역시 23일(현지시간)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고 있다. 벨리즈 공항은 지난 4일부터 폐쇄된 상태다.

유럽 지역에서는 무려 28개 국가·지역이 ‘외국인 포비아’에 국경 차단에 나서고 있다. 룩셈부르크와 벨기에는 지난 18일부터 30일간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20일부터 내달 17일까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는다. 아이슬란드는 전날까지 자가격리, 건강확인서 제출 등 검역강화 조치만 했다가 돌연 ‘모든 외국인 입국금지’로 조치 수준을 상향 조정했다.

각국의 이런 조치는 ‘신천지 집단 감염’으로 세계 각국에 퍼졌던 ‘코리아 포비아’가 ‘외국인 포비아’로 변화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팬데믹 선언 직후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모든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가 더 생긴 것 같다”며 “지금까지는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특정국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가 많았는데, 팬데믹 선포 이후 이런(다 막는) 경향이 가속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한 바 있다.

지구촌의 ‘외국인 포비아’는 세계 각국에 있는 우리 교민의 고립으로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23일부터 한 달간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 해외여행 취소·연기 등을 당부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단기적으로 긴급한 위험에 대해 발령되며, 행동요령은 여행경보 2단계 이상 3단계 이하에 준한다. 발령 기간은 발령일로부터 최대 90일이고, 해당 기간에는 기존에 발령 중인 여행경보의 효력이 일시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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