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활동에도 상도덕있다"···주 60시간 근무 합의 '주목'

2020-03-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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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활동에도 상도덕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생산손실이 10만대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생산량을 만회하지 않고서는 2020년 임금인상 요구 근거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수 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지부장은 최근 지부신문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코로나19로 미국, 유럽, 인도공장이 연이어 '셧다운'되면서 사실상 현대차의 해외 생산이 마비된 상황에서 사측의 국내 생산 확대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의 대표격인 이 지부장이 생산량 확대를 강조하고 나선 만큼 최근 사측이 제시한 주 60시간 근무가 시행될지 주목된다. 

◆현대차, 주 60시간 근무 요청 

현대차는 앞서 지난 18일 노조에 근무시간을 최대 주 60시간으로 한시적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현재 현대차 생산라인은 기본 근무시간인 주 40시간에 토요일 특근 8시간을 포함해 주 48시간을 일하는데, 주말 특근 연장이나 평일 잔업 시행을 통해 최대 주 60시간 근무로 임시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 지부장은 "생산차질 사태를 빚었던 '와이어링 하니스(전선뭉치)' 부품공급이 정상화되고 있다"며 "이에 지부는 생산량 만회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 일각에서 제기된 생산량 확대 반대 의견에 반박했다. 이 지부장은 "일부 현장조직은 노조의 생산량 만회 주장을 두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사측의 대변인이냐고 반문하고 있지만, 단체교섭 요구의 근거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라며 임금인상을 위해서도 생산량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원청사의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품협력사들은 신음하고 있으며 회사 존립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사회연대를 실천해야 할 노조가 부품협력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외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위기에 처한 울산 북구지역 4개 산업단지(매곡일반산단·달천농공단지·중산일반산단·모듈화일반산단) 38개 자동차 협력업체 대표들은 지난 20일 근무시간 연장을 통한 생산성 만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현대차에 전달했다. 이 탄원서에는 지난달 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중국에서 생산하는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이 끊겨 완성차 8만대 생산손실이 발생, 협력업체 역시 납품 손실이 발생한 만큼 한시적 '특별연장근로제'를 도입하자는 요청이 담겼다.
 

지난 2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이동권 북구청장(오른쪽)이 이상수 노조 지부장에게 북구지역 자동차 부품 협력사 38개 업체 대표들이 서명한 '완성차 특별연장근로 시행을 위한 탄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울산시 북구 제공]

◆노조·정부와 협의 거쳐야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주 60시간 확대에 도달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집행 간부 회의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 뒤 회사의 주 60시간 근무 관련 실무협의 개최 요구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노사 간 실무협의가 열리면 특별연장근로 시간과 적용 시기, 기간이 확정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동의가 필요하고, 여론 등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내부적으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아직 구체적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 주 52시간제의 예외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도 필요하다. 정부는 재해·재난 대응에 활용해온 특별연장근로를 지난 1월 업무량 급증과 같은 경영상 사유로 확대키로 했다. 업무량 증가나 돌발적인 상황은 노동부 인가를 통한 조치가 가능하나 근로자의 동의가 필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노조 내부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어려운 만큼 생산성 향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과 주 52시간제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며 "어떤 기준으로 주 52시간제 예외조항을 충족시킬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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